롯데글로벌, 그룹 편입은 '오아시스' 아닌 '신기루' [성장정체 롯데그룹 진단]①매년 실적 악화…계열사 내부 일감 늘지만, 시너지 크지 않아
고설봉 기자공개 2018-09-20 10:00:00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지난 3년간 경영권 분쟁과 사드 보복조치 등 안팎으로 소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이로 인해 그룹의 기반이자 주력사업인 유통·식품·호텔 부문의 성장은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벨은 정체기에 있는 롯데그룹의 현주소와 주력 계열사들이 그리는 청사진, 내우외환 극복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3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꿈은 신기루였다. 오아시스처럼 여겨졌던 롯데그룹 품에 안긴지 2년여가 다 돼 가지만 오히려 매년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주력 사업군 3개부문 중 2개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유통업에 기반해 사세를 확장해온 롯데그룹이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인수한 만큼 실적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룹 주력인 유통·식품·호텔 부문의 성장 둔화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성장 전략에도 걸림돌이 됐다.
지난해 롯데그룹 편입 뒤 첫 성적표를 내놓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낙제점을 받았다. 올해도 상황을 반전 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 상반기 들어 매출은 축소되고, 영업적자가 누적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상반기 매출 8241억원, 영업손실 104억원, 순손실 11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6.58% 줄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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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인 택배사업부문은 적자가 가장 컸다. 올 상반기 매출 3124억원, 영업손실 12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4%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배 가까이 커졌다.
SCM사업부문도 고전했다.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상반기 매출 1165억원, 영업손실 2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마이너스(-) 2.08%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마이너스(-) 2.48%로 더 떨어졌다.
유일하게 글로벌사업부문만 적자를 면했다. 하지만 매출과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등 성장성은 둔화했다. 상반기 매출 3952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3.17% 줄었고, 영업이익도 40.9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1.87%에서 올 상반기 1.27%로 내려 앉았다.
전 사업부문에 걸쳐 경쟁력이 악화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현금 창출력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에비타(EBITDA)는 올 상반기 마이너스(-) 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65억원에서, 지난해 연말 마이너스(-) 1억원 등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풍부하던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꽉 막혔다. 2015년 587억원 수준이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말 10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올 상반기 말 마이너스(-) 32억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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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올해 롯데그룹은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대한 지원을 지난해보다 더 많이 늘렸다. 그룹 편입이 완료된 지난해 초부터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며 실적 개선을 이끌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올 상반기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거둔 매출은 7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566억원 대비 24.7%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6.42%에서 올 상반기 8.57%로 상승했다.
향후 계열사 일감 증대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롯데그룹 유통·식품·호텔 부문의 성장 둔화는 롯데글로벌로지스에게 돌아갈 일감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공정위의 규제가 한층 촘촘해지면서 대규모기업집단 내에서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988년 6월 설립됐다. 현대그룹 자회사로 택배, 항만하역, 항공화물운송, 해운대리점업 등을 영위하며 현대상선과 영업적으로 긴밀하게 협업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와중인 2014년 9월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PE에 팔렸다.
당시 롯데그룹은 오릭스PE와 함께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이지스일호의 주요주주로 참여했다. 이후 2016년 12월 롯데그룹은 계열사들을 동원해 오릭스PE로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이어 그해 12월 16일 상호를 현대로지스틱스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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