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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강 1위, 글로벌 공략 첨병'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6대제품 개발 완료·양산 '눈앞', 2020년 50만톤 수출 목표

군산(전북)=심희진 기자공개 2018-10-30 08:31:15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기간 수요산업의 발전과 특수강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온 곳이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을 소개하는 권정태 IR파트 부장의 인사말에서 국내 특수강 분야 '선봉장'으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올해로 지어진 지 20년된 군산공장은 정돈된 모습으로 여러 종류의 특수강을 쉼없이 생산하고 있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특수강 생산의 전초기지였던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은 올 들어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경쟁업체인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입 때문이다.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계열사 내부 시장)을 확보한 현대제철이 충청남도 당진에 신규공장을 완공하면서 판매 감소가 불가피한 상태다. 경쟁 과열뿐 아니라 수요산업 전반의 침체 등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이 꺼내든 카드는 '해외시장 공략'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해 줄어들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물량을 대체하겠다는 전략이다. 세아베스틸은 철저한 품질 관리, 맞춤형 제품 개발 등을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0만톤의 특수강을 판매할 방침이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라북도 군산에 위치한 세아베스틸 특수강 공장

◇국내 특수강 산업의 중심 '군산공장'

군산공장에 도착해 처음 찾은 곳은 대형단조 생산라인이다. 2010년 5월 도입된 높이 23.8m, 무게 1만3000톤의 프레스가 1250도로 달궈진 잉곳(ingot)을 누르며 모양을 다잡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탱크처럼 생긴 거대한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가 잉곳을 천천히 돌리며 프레스 공정을 돕고 있었다.

나병우 생산관리팀 팀장은 "단조 공정은 대장장이가 쇳덩어리를 다루는 원리와 같다"며 "프레스가 망치 역할을, 매니퓰레이터가 사람의 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니퓰레이터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조작하는 장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13000톤 대형단조프레스 2
△1만3000톤의 대형단조 프레스와 매니퓰레이터

프레스 주변을 둘러보니 단조 과정에서 발생한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이 눈에 들어왔다. 나 팀장은 "정확한 품질 관리를 위해 공정 중간중간 바람을 사용해 오염된 부분을 없애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은 국내 조선사로부터 프로펠러 샤프트(propeller shaft·엔진 구동력을 뒷바퀴에 전달하는 장치)를 수주받아 지난 24일부터 제작하기 시작했다. 해당 제품은 열처리, 가공 등을 거쳐 한달 후께 납품될 예정이다.

세아베스틸_잉곳 2
△매니퓰레이터에 의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잉곳

다음으로 찾은 곳은 특수강 생산라인이다. 군산공장은 1600도에 달하는 전기로를 활용해 스크랩(scrap·고철)을 녹여 연 310만톤의 쇳물을 만들고 있다. 세아베스틸이 보유한 제강설비는 100톤 전기로 3대와 150톤 전기로 1대다. 이날 현장에는 100톤 전기로에서 생성된 쇳물이 연속주조설비를 거쳐 넓은 직사각형 단면 형태의 블룸(bloom), 정사각형 단면 형태의 빌렛(billet) 등으로 재탄생하고 있었다.

뜨거운 열기의 전기로 앞을 지나가자 굉음과 함께 불꽃이 터져 나왔다. 22인치 규모의 전극봉이 전기에너지로 스크랩을 녹이는 과정에서 불순물 등이 터져나와 발생하는 현상이었다.

김창문 생산관리팀 팀장은 "고전압이 걸린 전극에서 나오는 아크 방전(arc discharge)의 열로 철을 녹인다"며 "빌렛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집진설비를 완벽히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로 1
△특수강 공장에 설치된 100톤 전기로

반제품인 빌렛과 블룸은 그 자체로 2차 가공업체에 넘어가거나 압연설비를 거쳐 지름 16~350㎜ 규모의 환봉으로 변한다. 주로 자동차·선박·건설장비 등의 구동장치에 쓰이다 보니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품질관리 작업은 꼼꼼히 이뤄지고 있다. 이날도 현장 직원들은 강재에 형광물질을 바른 뒤 흑색광 아래서 수작업으로 표면 흠집을 잡아내고 있었다. 초음파 설비를 이용해 강재 내부 결함을 확인하는 작업도 수시로 진행했다.

김 팀장은 "0.1~0.2㎜의 결함까지도 전부 제거하기 위해 자기장을 이용하고 있다"며 "특수강은 순수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탈가스(RH) 장치를 이용해 쇳물에 녹아든 수소, 산소 등을 제거하는 공정도 거친다"고 말했다.

빌릿 연주기
△특수강 공장에 설치된 빌렛 연속주조기

◇'글로벌' 카드로 승부수 띄우는 세아베스틸

세아베스틸은 군산공장을 전진기지 삼아 2012년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기준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시장 점유율은 40~50%로 독보적이다.

경쟁사인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에 진입하면서 세아베스틸은 위기를 맞았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에 연산 100만톤의 특수강 공장을 설립했다. 세아베스틸의 핵심 고객사인 현대·기아차 물량이 상당부분 현대제철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왕성도 기술연구소 고객기술지원센터장(상무)은 "지난해 현대·기아차에 약 40만톤을 공급했으나 올해엔 10만~15만톤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자동차산업의 침체,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입 등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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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이 제작한 특수강 각재

세아베스틸이 꺼내든 카드는 '글로벌'이다. 기존 거래선을 해외로 다변화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세아베스틸은 독일 폭스바겐, 일본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장기간 공들인 덕분에 독일 다임러 등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특수강을 공급하고 있다.

왕 상무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5~6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타진해 왔다"며 "가장 성공적 사례로 혼다자동차에 직납하던 것을 일본뿐 아니라 혼다가 진출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도 확대한 것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휴스턴, 일본, 태국에 국한됐던 해외 거점은 2년 사이 인도, 독일, 멕시코 등으로 확대됐다. 현장 밀착형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김동윤 고객기술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일반 철강재와 달리 특수강은 제품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베어링 등의 전략 제품이 현지 거래처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어 글로벌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초 세아베스틸의 목표 수출량은 연 41만톤이었다. 10개월이 지난 현재 세아베스틸은 연내 목표량을 10% 초과달성(약 45만~46만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로는 약 25만톤의 특수강이 판매될 예정이다.

특수강 봉강
△세아베스틸이 제작한 특수강 봉강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산업을 선도할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고청정강 △이방성 저감강 △내충격 인성강 △저변형강 △내마모강 △무결함봉강 등 6대『제품이 개발 완료된 상태다. 모두 연내 양산을 앞두고 있다.

왕 상무는 "6대 제품의 판매량이 단기간 내 기대했던 수준만큼 증가하긴 어렵겠지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내년 하반기엔 제품별로 300톤가량씩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만의 특화된 기술경쟁력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계기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쟁 과열, 수요산업 침체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세아베스틸 임직원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경쟁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2020년 50만톤 수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없다" 왕 상무의 자신감은 세아베스틸 미래에 대한 확신 그 자체였다.

세아베스틸 기술연구소
△전라북도 군산에 위치한 세아베스틸 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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