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상장 계열사 '저평가' 쟁점 부상할까 KCGI, 평가방법 등 이슈화 가능성, '대한항공·진에어·한진' 장부가와 순자산가치 차이 커
고설봉 기자공개 2018-12-07 08:53:24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의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이하 계열사)에 대한 자산 평가 방법이 KCGI와 한진칼 사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CGI가 한진칼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가치에 대해 '저평가 됐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한진그룹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KCGI는 한진칼 지분 9% 인수 뒤 '적대적 M&A 등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저평가 된 계열사들의 가치 제고에 힘쓸 것'을 명확히 했다. 이 가운데 한진칼이 보유한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가치 평가가 실제 시장가 및 순자산가치와 큰 차이를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등 상장 계열사들의 주식에 대한 장부가와 순자산가치 사이에 총 3231억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부가가 순자산가치보다 적게 계상돼 있다. 또 장부가와 시장가 사이에도 총 159억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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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은 2013년 8월 대한항공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이후 2014년 11월 대항항공 보통주의 물적출자로 대한항공 지분을 보유했다. 이를 기점으로 대한항공은 한진칼의 관계기업으로 편입됐다. 이후 한진칼은 2015년 6월 정석기업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하며 정석기업도 관계기업으로 뒀다.
이 기간 동안 한진칼은 인수합병 등의 과정을 거치며 계열사를 늘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진그룹은 한진칼을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와 맞물려 한진칼의 가치도 상승했다. 각 계열사별 보유 지분 만큼 한진칼의 자산도 늘었다.
한진칼은 계열사로 편입된 법인들의 가치를 원가법으로 평가했다. 이를 장부가에 그대로 반영한 만큼 매년 가치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계열사들의 상장 및 자산축적 등이 이뤄지면서 한진칼이 계열사들에 대해 평가해 놓은 장부가와 시장가 및 순자산가치 간에는 차이가 발생했다.
장부가와 실제 가치 사이에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계열사는 진에어다. 한진칼은 진에어 지분 60%에 대한 장부가를 올 9월 말 기준 약 15억원으로 계상 해놓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진에어 주식 60%의 시장가는 3897억원으로 집계됐다. 장부가와 시장가의 차이는 3882억원이었다.
진에어에 대한 장부가와 순자산가치 사이의 차이도 컸다. 올 9월 말 기준 한진칼이 보유한 진에어 지분에 대한 순자산가치는 17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진에어의 1주당 순자산가치에 한진칼이 보유한 진에어 지분 만큼을 곱한 값이다. 한진칼이 진에어 지분의 장부가로 15억원 계상한 만큼 누락된 가치는 약 1706억원으로 추정된다.
한진 역시 장부가와 시장가, 순자산가치 간 차이가 컸다. 올 9월 말 기준 한진칼이 보유한 한진 지분의 장부가는 767억원이다. 9월 28일 종가 기준 시장가는 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가와 장부가 간의 차이는 102억원이다. 같은 기간 한진의 순자산가치는 2069억원이었다. 장부가와의 차이는 1302억원이다. 한진칼은 한진 지분에 대한 장부가를 시장가 대비 102억원, 순자산가치 대비 1302억원 각각 낮게 계상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비교적 장부가와 시장가, 순자산가치 간의 차이가 작았다. 한진칼이 계상해 놓은 대한항공 지분에 대한 올 9월 말 기준 장부가는 1조452억원을 기록했다. 9월 28일 종가 기준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의 시장가는 총 7987억원으로 평가된다. '갑질 사태' 이후 주가가 일부 빠지면서 시장가가 장부가보다 더 낮아졌다. 다만 같은 기간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의 순자산가치는 1조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장부가와 순차자산가치의 차이는 222억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진칼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에 대한 장부가와 순자산가치·시장가 사이의 차이는 회계부정 등의 이슈는 아니다. 평가 방법에서 발생하는 단순한 오류다. 한진칼은 원가법을 적용해 계열사 가치를 메기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불어나는 계열사 순자산가치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KCGI가 한진칼의 계열사 평가 방법을 바꾸라고 요구할 가능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법 평가 및 금융자산 평가 등 비교적 시장가 및 순자산가치에 근접한 평가 방법을 통해 한진칼이 보유한 계열사들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회계 전문가는 "종전에는 일률적으로 원가법을 적용했지만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순자산가치와 시장가 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다양한 평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며 "통상 기업들은 원가법과 지분법 평가, 금융자산 평가 중 하나의 모델을 선택해 계열사의 가치를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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