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18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장비업체 케이엠더블유는 한 때 잘나가는 코스닥 상장사였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최전성기를 맞았다. 매출은 3000억원을 넘어섰고, 매년 4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이 났다. 영업이익률 또한 14%에 육박했다. 제조업 최고 수준이었다.이동통신시장이 3G에서 4G 시대로 넘어가면서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넘치는 현금과 탄탄한 재무구조는 신사업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케이엠더블유가 고심 끝에 선택한 신사업은 'LED 조명'이었다. 무선 통신장비 생산공정과 LED 생산공정이 거의 비슷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ED 조명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였다. 2012년 통합 브랜드까지 출시하며 국내외 설비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여러 강점에도 불구하고 필립스와 GE 등 글로벌 조명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갈 수 없었다. 특히 경쟁사들이 치킨게임을 염두에 두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물건을 팔수록 손해가 나는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됐다.
그럼에도 쉽사리 LED 조명사업을 정리하지 못했다. 오너 경영진의 첫 신사업 투자라는 상징성에 매물됐다. 매년 관련 사업이 반등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으로 주주들을 설득하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이렇게 2015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총 800억원의 적자가 쌓일 때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다.
비로소 올해가 되서야 케이엠더블유는 LED 매각 결정을 내렸다.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안정적으로 갚지 못할 만큼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시장과 주주들에게 개선 의지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주주들에게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도 해석됐다.
자금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자 올 9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유증 규모만 495억원에 달했다. 신사업 실패 교훈 탓일까. 케이엠더블유는 유증 유입 자금을 철저히 5G 신규 투자에만 쓰겠다고 확약을 했다. 주주들도 그 결단에 호응을 보냈다. 최근 청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케이엠더블유는 다시 한번 시험대 앞에 섰다. 눈 앞에는 '5G'라는 새로운 기회가 열려있다. 최근 수 년간 단 한푼의 배당도 받지 못한 주주들도 본업에서의 경쟁력을 인정하고 새 피를 수혈해줬다. LED 사업 실패는 보여줬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했을 때 가장 빛난다는 것을.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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