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조항 이견 따른 부도 '첫 사례' [인베스트파워제4차 디폴트]신용평가사, 주식 유동화증권 점검 착수
양정우 기자공개 2019-01-24 11:16:5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2일 1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베스트파워제4차'는 국내 유동화 시장에서 계약 조항에 대한 해석 차이로 디폴트에 빠진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업계는 기존 주식 유동화증권에 대한 신용도를 다시 점검하고 있다. 계약 당사자 간 쟁송 리스크가 신용도 평정의 새로운 점검 사항이 될지 주목된다.인베스트파워제4차(이하 인베스트제4차)가 발행한 제26회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205억원)가 디폴트 처리된 건 지난달 28일. 국내에서 신용등급이 부여된 유동화증권 가운데 계약 조항에 대한 이견으로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이 ABSTB로 얽혀 있는 당사자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유동화증권의 채무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신용평가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평사는 주식 유동화증권에 대한 우발 리스크를 다시 짚어보고 있다. 인베스트제4차의 ABSTB는 대륜발전 보통주가 기초자산인 주식 유동화증권이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계약서상 권리와 의무에 대한 해석 차이로 디폴트가 발생했다"며 "회사 차원에서 인베스트제4차와 비슷한 계약이 체결된 주식 유동화증권을 전수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쟁송 리스크에 따라 디폴트가 우려되는 다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유동화 시장에서 이슈로 부상하면서 회사 내부에서 자체 점검을 진행했다"며 "주식 유동화증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 쟁송 이슈가 불거진 특이한 사례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제4차의 ABSTB는 대륜발전의 주요 주주인 한국남부발전이 풋옵션 행사(기초자산 대륜발전 보통주)를 거부하면서 디폴트 처리됐다. 본래 다른 주주인 한진중공업, 대륜E&S 등과 함께 인베스트제4차의 풋옵션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풋옵션 행사에 따른 매매대금 책정 방식에 반발했다. 계약 조항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거절을 선택한 것이다. 남부발전이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인베스트제4차 ABSTB의 디폴트가 확정됐다. 이 ABSTB를 전량 떠안은 미래에셋대우만 곤경에 처한 상태다.
당초 신용평가사에선 인베스트제4차의 ABSTB에 'A1' 등급을 부여했다. 풋옵션에 따라 기초자산을 매입해야 하는 한국남부발전(AAA)의 신용도를 고려한 등급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남부발전측에서 풋옵션 이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기 어려웠다.
앞으로 주식 유동화증권은 물론 구조화증권을 평정하는 데 계약자 간 쟁송 리스크가 새로운 '체크리스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계약 조항에 대한 해석 차이로 디폴트가 발생한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남부발전의 풋옵션 행사 거부가 유력했을 시점엔 인베스트제4차의 ABSTB는 'C' 등급으로 하향 조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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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는 법무법인 김&장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소송전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남부발전도 내부 법무팀을 중심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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