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보 신영 회장의 안목, '험지' 울산 통할까 올해 10월 분양 예정, 현대重 수주 회복·입지 등 고려 사업 추진 자신감
김경태 기자공개 2019-02-20 11:49:34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9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춘보 회장이 이끄는 부동산개발업체(디벨로퍼) 신영이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울산 기숙사 2곳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영은 현대중공업의 경영 상황이 나아지고 있고, 해당 지역의 주택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한다.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영은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울산 현대미포아파트와 현대중공업 외국인 사택 2곳 매입을 추진 중이다. 총 거래가는 2830억원으로 신영은 최근 중도금을 납부했다. 잔금은 오는 9월 치를 계획이다.
이번 부동산 거래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뤄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의 하나로 현대미포아파트와 외국인 사택을 처분하게 됐다. 반면 신영은 최근 공공택지와 민간 부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미래 사업지를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을 사기로 했다.
최근 울산의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 부동산업계에서는 신영의 개발사업 성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울산은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맞이하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 가장 반응이 뜨거운 지역 중 하나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울산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모두 24개 단지인데, 이 중 23개 단지가 1순위에서 청약 마감할 정도였다.
하지만 조선업 위기가 불어닥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울산은 거제와 창원처럼 조선업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부동산 시장이 곧바로 영향을 받았고, 급격하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울산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1008건으로 전년 같은 달(1139건) 대비 11.5%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39.7% 줄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매매가격지수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11일 기준 87.2%로 전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하는 등 현재도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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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지역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신영이 올해 내로 분양 계획을 잡아 주목된다. 신영 관계자는 "사업 추진 일정에 약간 변경이 있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계획으로는 오는 10월 분양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기숙사 2곳의 대지면적은 12만2301㎡(3만6996평)에 달한다. 신영은 2곳이 인접해 있는 만큼 연계해 개발할 예정인데, 공동주택 약 2700가구의 대단지를 공급한다. 총 연면적은 41만1385㎡(41만1385평) 정도다. 신영이 올해 진행하는 사업 중 여의도MBC 개발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다.
신영이 과감하게 올해 내 분양 계획을 잡은 배경에는 지역 경기의 회복이 있다. 신영 관계자는 "작년보다는 울산 바닥 경제에서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량으로 볼 때 올 하반기부터 분위기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 총 163척, 140억달러(약15조8000억원)를 수주하며 목표치인 132억달러(14조9000억원)를 초과 달성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조선부문 수주목표를 작년보다 21% 높은 159억달러(약 18조원)로 잡았는데,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신영은 울산 기숙사 부지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바로 인접한 위치에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 정상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존에 울산 기숙사 2곳을 사용하는 주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구매 여력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기숙사 2곳의 입지가 양호하다는 점도 신영이 사업 성공을 점치는 배경이다. 부지 인근에는 현대백화점 울산동구점이 있는데, 현대미포아파트와 직선거리로 800m 정도 떨어져 있다.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거리다. 현대미포아파트의 남쪽에 인접한 외국인 사택은 백화점과 더 가깝다. 이 외에도 울산대학교 병원이 가까이 있고, 바다도 인접해 있다.
기숙사 인근에 신축 대단지가 없다는 점도 있다. 기숙사 2곳이 있는 동구 화정동에는 2013년 3월 1897가구 규모의 '엠코타운 이스턴베이' 이후 대단지 공급이 없었다. 또 북구와 KTX역 인근만 분양이 있었고 동구는 부족한 편이라 신축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신영 관계자는 "기반시설이 부족한 북구 쪽에서의 수요가 내려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오토바이 이용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거치대를 설치하는 등 지역 맞춤 상품도 기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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