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박세진' 남매 후계수업 멈춰…어디로 갈까 [아시아나항공 M&A]'아시아나IDT·금호리조트' 함께 매각 가능성 커…후계승계 금호고속·금호산업서 가능
고설봉 기자공개 2019-04-17 10:28:13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앞두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장고를 거듭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에서 손 떼라'는 산은 등 채권단의 압박에도 '한 번만 더'를 요구하며 현금 5000억원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자구안을 제출했다. 박 회장은 왜 마지막까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렸을까.금호그룹은 박 회장 대로 넘어오면서 그룹이 쪼개지고, 규모가 축소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박 회장은 스스로 '적자'를 자처했다. 박 회장의 자신감은 금호그룹 대표 계열사로 성장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영향력에 기반했다. 금호타이어를 잃었을 때도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을 종료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잃게 됐다. 매각은 시작됐고, 되돌릴 수도 없다.
박 회장이 잃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만이 아니다. 이번 매각은 단순히 금호그룹의 계열사 한 곳이떨어져 나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핵심은 자회사를 포함한 '통 매각'이다. 아시아나항공만 따로 떼서 매각하는 방식은 아예 옵션으로 거론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향후 박 회장의 자녀들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밑그림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박 회장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과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의 경영수업은 그 기반을 잃었다. 두명 모두 새로운 무대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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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IDT 동반 매각…설 자리 좁아진 '박세창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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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장이 경영수업 무대를 옮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7월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한 박 사장의 주요 무대는 줄곧 금호타이어와 그룹이었다. 2005년 10월 금호타이어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박 사장은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에 돌입한다. 이후 박 사장은 2006년 12월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전략경영담당 이사로 선임되고, 2008년 12월 상무로 승진한다.
2010년 9월 다시 금호타이어 한국영업본부 상무로 복귀, 2014년 1월 금호타이어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러나 2015년 4월 대표이사 선임이 좌절되며 길이 막힌다. 채권단이 중심이 된 주주협의회의 반대가 거셌다. 이후 방향을 틀어 2016년 2월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및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4월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매각된 뒤, 계열 분리되면서 박 사장의 선택지는 더 줄었다. 박 사장은 잠시 머물렀던 아시아나세이버를 떠나, 2018년 9월10일 아시아나IDT 사장에 올랐다.
이번에 또 한번 자리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 박 사장의 입지는 한층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주도적으로 사업을 펴며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선택 옵션이 운수업과 건설업으로 국한된 것도 리스크다. 박 사장은 이들 업종에 대한 경력이 전무하다. 이미 사장이라는 직함을 단 그가 금호산업 및 금호고속으로 이동하는 데 그만큼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운수업과 건설업 모두에서 경험이 없는 만큼 섣불리 경영 최전선에 나설 수 없다. 그렇다고 다시 처음부터 경영수업을 하기도 여의치 않다. 상무나, 전무급 실장으로 시작해 일을 배울 수 있는 시기가 이미 지났다.
재계 관계자는 "박 사장은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과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등을 거쳤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오랫동안 경영수업을 쌓은 금호타이어를 잃은 뒤 갈 수 있는 마땅한 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며 "그룹 경영권 승계가 박 사장을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남겨진 주요 계열사인 고속과 건설의 경영에 참여하지 못한 부분은 박 사장의 약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진 상무, 경영수업 1년…금호리조트 잃으면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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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계기로 금호리조트도 주인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와 증손자회사가 십시일반 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리조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48.8%를 보유한 금호티앤아이다. 금호티앤아이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의 자회사다. 더불어 아시아나IDT는 금호리조트 지분 26.6%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이외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에어포트와 아시아나세이버가 금호리조트 지분 24%와 1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큰 틀은 '통 매각'과 '금호그룹과의 분리'로 설정됐다. 이에 따라 향후 금호리조트가 금호그룹 품에 남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는 시너지 생각해 의도해 만든 걸로 생각한다. 가능하면 일괄 매각하는 게 기업가치 위해 바람직하다"며 "지금으로서는 금호산업이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만큼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전부를 매각하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수합병(M&A)이 마무리 되면 금호리조트에서 경영수업을 진행하던 박세진 상무도 새로운 무대를 찾아야 한다. 새 주인을 맞은 계열사에서 그가 계속 경영활동을 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그룹에 남겨진 계열사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뿐이다. 박 상무가 지속적으로 경영수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줄어든 계열사를 놓고 박 사장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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