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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가전 해외법인 분석]청호나이스, 중국서 메이디 손잡고 흑자법인 정착⑥메이디 브랜드로 유통…필터 회사 함께 세워 시너지 효과

이정완 기자공개 2019-05-10 07:32:04

[편집자주]

한국 가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가전업체들도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중견가전사들의 회사 규모나 네트워크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자체로 의미있는 도전이다. 중견 가전 해외법인의 현주소와 향후 전략을 통해 해외 진출 전략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9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청호나이스 중국 법인은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청호나이스 중국 합자법인은 현지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MIDEA·美的)의 협업 요청 덕에 2007년 탄생했다. 청호나이스가 보유한 정수기 제조 기술력에 메이디의 중국시장 영업력을 더해 현지 사업을 진행한다는 전략이었다.

청호나이스는 중국 합자법인 덕에 연간 40억원에 가까운 지분법 이익을 얻고 있다. 지난해 회사 당기순이익의 80%에 가까운 수준이다. 청호나이스의 중국 사업은 메이디를 통한 정수기 일시불 판매에 집중돼있는데 현재 베이징 지역 렌탈 사업도 초기 단계에서 검토 중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청호나이스 중국 합자법인인 '불산시미디아청호정수설비제조유한공사'는 지난해 매출 1380억원, 당기순이익 94억원을 기록해 전년 매출이던 1242억원과 비교해 11%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청호 중국
청호나이스 중국 합자법인인 불산시미디아청호정수설비제조유한공사는 2006년 말 조인식을 거쳐 2007년 4월 설립됐다. 청호나이스는 이 법인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합자법인은 메이디에서 청호나이스에 먼저 협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당시 메이디가 정수기 등 생활가전 사업을 키우기 위해 한국·일본 등에서 기술력이 높은 회사를 찾았다"며 "청호나이스의 정수기 기술력을 인정해 협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청호나이스는 합자법인 설립 후 10년 간 메이디로부터 정수기 제조 기술이전에 따른 로열티도 수령했다.

청호나이스 입장에서도 메이디는 우수 협력 파트너였다. 메이디는 현재 연매출 2400억위안(약 40조원)에 달하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다. 청호나이스는 단독으로 중국에 진출하기보다 메이디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것이 현지 사업에 더욱 용이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수기의 경우 필터 교체 등 사후관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메이디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발판 마련이 필요했다는 후문이다.

서로의 니즈가 맞은 양사는 합자법인을 설립해 정수기 일시불 판매 사업에 나섰다. 정수기 제조는 청호나이스가 맡고 메이디는 유통을 담당했다. 정수기는 메이디 브랜드로 시장에 선보였다.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이라 불리는 제조업자 개발 생산과 유사한 방식이다.

청호나이스는 중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정수기를 생산해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 탓에 선호도가 떨어지는 언더싱크형 정수기도 중국 시장에서 판매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합자법인에서는 국내 출시 정수기도 현지에 맞게 모델을 변경해서 시장에 출시했다"며 "중국에서 다양한 형태의 정수기를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디와의 협업과 정수기 현지화 덕에 불산시미디아청호정수설비제조유한공사 매출은 지속 성장했다. 청호나이스가 생산해 메이디가 판매하는 정수기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합자법인은 2007년 설립 후 2009년 한차례 당기순이익(11억원)을 기록하긴 했으나 2012년까지는 당기순손실을 이어왔다. 2013년 당기순이익 16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한 합자법인은 2015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며 실적이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또한 100억원에 가까운 성과를 거뒀다. 이 덕에 지난해 합자법인 부채비율은 84%로 재무건전성까지 갖췄다.

중국 합자법인이 순이익을 달성함에 따라 청호나이스 역시 지분법이익을 얻고 있다. 2014년 25억원이던 중국 합자법인 지분법이익은 이듬해인 2015년부터 40억원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지분법이익은 37억원으로 회사 전체 당기순이익인 50억원과 단순 비교 시 74%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청호나이스의 종속기업은 아니지만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이 지분을 80% 보유한 마이크로필터의 종속기업인 '불산시마이크로미디어필터제조유한공사' 역시 2007년에 메이디와 함께 설립한 합자법인이다. 청호나이스의 정수기 필터를 생산하는 마이크로필터의 중국판 법인이다. 중국 현지 정수기 제조법인인 불산시미디아청호정수설비제조유한공사의 경우 메이디의 보유지분율이 60%로 더 높지만 필터 제조법인은 반대로 마이크로필터가 지분 60%를 가지고 있다.

중국 현지 정수기 제조법인과 필터 제조법인의 지난해 매출을 합하면 2000억원에 육박한다. 불산시마이크로미디어필터제조유한공사의 지난해 매출은 499억원, 당기순이익은 26억원으로 2017년 매출 400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25% 늘고 당기순이익은 10% 감소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국내 마이크로필터의 청호나이스 납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에 미치지 않는다"며 "불산시마이크로미디어필터제조유한공사 또한 정수기 필터를 생산해 중국 합자법인은 물론 중국 현지 업체에도 납품하는 B2B 법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호나이스는 중국 베이징 지역을 중심으로 렌탈 사업을 검토 중이다. 이석호 청호나이스 전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사업 초기 월 분할 방식의 렌탈료 수납이 어려운 분위기 탓에 목돈을 받는 식으로 사업을 이어왔다"며 "최근 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렌탈사업의 시장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청호나이스에서 퇴임했으나 청호나이스는 중국 렌탈 사업 진출을 위한 고민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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