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을 움직이는 사람들]장남 서진석 부사장, 화장품 실패 딛고 개발 총괄로③두번째 경영시험 무대…종합제약사 도약 위한 핵심 역할
서은내 기자공개 2019-06-17 08:16:50
[편집자주]
셀트리온은 창업 20여년 만에 한국 바이오업계 정상에 섰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엔 서정진 회장의 리더십이 한 몫했지만 함께 회사를 키워온 창업공신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셀트리온의 핵심 멤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올초 '2020년 말 은퇴'와 함께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선언했다. 서 회장의 이같은 계획이 외부에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올해 연초이나 그룹 내부적으로는 이미 3년 전부터 공공연하게 직원들에게 공유해 온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서 회장은 최대주주로서의 오너 일가는 지주사인 셀트리온 홀딩스를 통해 그룹 신사업 등 미래 사업을 고민하는 일을 도맡고 실제 경영은 전문 경영인들이 담당하게 해 경영으로부터는 선을 긋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서 회장의 은퇴 시기가 1년 반 정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구체적인 오너일가의 역할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4월 장남 서진석 수석부사장(35)은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직을 사임하고 셀트리온으로 복귀해 제품개발부문장을 맡았다. 앞선 임원 인사에서는 셀트리온에서 과장 직급으로 재직 중이던 서 회장의 차남 서준석 씨가 이사(32)로 임원 승진을 했다.
현재까지 서 수석부사장은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동생 서 이사는 생산 및 공장 부문에 특화해 경력을 키우는 중이다. 서 이사의 현 직책은 제조부문 내 운영지원담당장으로 공장 및 생산 캐파를 확보하는데에 집중돼있다.
◇스킨큐어서 복귀 후 서 수석부사장 주관 범위 넓어져…제품개발·상업화 도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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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총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문 아래에 본부, 그 아래 담당, 또 하부 팀들이 모여있다. 전체 4개 부문 중에서 제품개발부문은 셀트리온이 가장 사활을 걸고있는 '종합제약사'로의 꿈에 다가가기 위한 핵심 축이다.
제품개발부문은 연구개발본부, 임상개발본부 등으로 이뤄져있으며 연구개발본부와 임상개발본부는 아래 5개 담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 스킨큐어로 이동하기 전 셀트리온 재직 당시 생명공학 1연구소장직을 맡았다. 복귀한 이후 이번 제품개발부문장 자리는 그보다 더 주관 범위가 넓다. 연구소 뿐 아니라 의약품 임상허가 단계부터 상업화에 이르는 개발 전체를 아우르는 자리다.
서 회장이 앞으로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를 포함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제품 총 20개를 확보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으며 현재 허가 앞둔 제품 한가지, 3상 중인 제품 2가지, 임상 준비 단계인 제품을 포함해 성과를 내야하는 파이프라인이 잇따라 대기 중이다. 또 신약 제품을 2030년까지 10개 개발하겠다는 얘기도 꺼낸 상황이다.
서 수석부사장에게 이같은 중책을 맡긴 것은 두번째 경영 시험 무대라 볼 수 있다. 계열사 스킨큐어 대표직 보다 더 무게감이 크다. 스킨큐어 대표로 재직 당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내부평가가 많았던 만큼 과거의 이미지를 벗고 이미지 쇄신을 이뤄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서진석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 연구소장을 맡다가 계열사로 이동했으나 이동할때부터 한시적인 것이었다"며 "셀트리온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해당 부문을 총괄할 적임자로 꼽은 것"이라고 전했다.
서 수석부사장의 전공 분야이자 주력은 바이오 연구개발이다. 서 수석부사장은 서울대 농생명과학대학의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했다. 동물자원학과는 현재 동물생명공학전공으로 이름이 바뀐 곳이다. 이후 카이스트 나노과학기술대학원에서 박사를 졸업했으며 셀트리온에 입사한 것은 2014년이다. 카이스트 박사 시절 카이스트와 셀트리온의 협력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치료용 항체 관련 재조합형 세포 생산, 주름 형성 예방 물질 등 기초 연구 분야 등이 있다.
2016년부터 셀트리온스킨큐어 부사장과 생명공학1연구소 본부장을 겸했다. 2017년에는 셀트리온킨큐어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서 수석부사장이 서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내에서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게 이때부터다.
서 수석부사장의 수완만으로 스킨큐어의 화장품 사업이 성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6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87억원으로 전년 보다 25% 가량 줄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72억원으로 손실폭이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2016년 손실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자 폭이 크다.
2017년에는 보유중인 계열사 주식에 대한 대규모 배당금 수익이 일시적으로 포함된 덕분에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다시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스킨큐어의 화장품 사업은 백화점, 면세점 등 오프라인매장과 홈쇼핑 매출이 줄어들며 부진한 상황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부문장 자리는 셀트리온 내에서 핵심 실무 수장들이 맡는 직책"이라며 "연구개발이 서진석 수석부사장의 주력 분야인 만큼 제품개발 수장으로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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