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vs 한진家]전환점 맞은 분쟁, 우위 점한 한진그룹20년 파트너 '델타', 지분 10%까지 매집계획 발표…조원태 우호지분 40% 육박
고설봉 기자공개 2019-06-21 17:55:01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1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오랜 '항공동맹'을 통해 강성부 펀드(KCGI)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섰다. 향후 델타항공은 10%까지 한진칼 지분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확보하게될 우호지분은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KCGI가 추가 지분을 확보해도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델타항공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 항공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두 회사가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며 "양국(한·미) 규제당국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재계 및 항공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이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등장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글로벌 항공동맹인 '스카이팀' 창립 멤버다. 2000년부터 협력을 강화해 온 두 항공사는 지난해에는 동맹보다 한단계 더 높은 수준의 '조인트벤처(합작회사)'를 설립해 협력 관계를 더 공고히 했다. 실제 바스티안 CEO는 "조인트벤처 제휴 강화를 위해 한진칼 지분 인수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
이번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한진그룹과 KCGI간 분쟁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조 회장 일가는 조 전 회장이 남긴 17.84%를 포함해 한진칼 지분 28.93%를 유지해왔다. 반면 KCGI는 계속해 한진칼 지분을 매집하며 압박해왔다. 실제 KCGI는 최근 한진칼 지분을 15.98%까지 끌어 올렸다. 특히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사망 뒤, 조 회장 일가가 상속재산 분할로 갈등을 빚는 사이 KCGI는 추격 속도를 높였다.
이 가운데 조 회장 일가는 조 전 회장이 남긴 한진칼 지분을 손실 없이 상속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 해왔다. 특히 조 전 회장이 남긴 한진칼 지분 17.84%의 온전한 상속을 위해 상속세 재원 마련에 분주했다.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자산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큼 상속재원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재계 및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조 회장 일가의 분주함을 틈타 KCGI가 한진칼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상황이 정리되는 모양새다. 한진그룹과 KCGI간 분쟁은 한진그룹 쪽으로 승기가 완전히 굳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이 발표한대로 지분을 10%까지 추가 매입할 경우 조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은 38.93%로 늘어날 예정이다. KCGI가 지분을 20%까지 늘려도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KCGI는 최근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거부되는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추가 지분 매집 속도가 느려졌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과 에드 바스티안 CEO간 사전 협의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에 대해 "공식 입장이 있으면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