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survey/바이오마켓 트렌드]바이오텍 평가 키워드 실적 보단 'R&D 진척도'⑧상장사 평가시에도 실적보단 개발 파이프라인에 무게
서은내 기자공개 2019-07-30 08:03:05
[편집자주]
제약바이오업계가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각종 이슈들이 터지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바이오기업들의 몸값도 일정부분 조정을 거치고 있다. 더벨은 제약바이오 기업 담당자와 VC에 종사하는 전문 투자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주요 시장 이슈를 정리했다. 특히 상장을 앞둔 기업체를 둘러싼 공모주 서베이는 올 하반기 IPO 시장의 점쳐보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4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기업들에 가장 중요한 자산은 연구개발 중인 과제다. 현행 규정 상 이같은 무형의 가치들은 상업화 가능성을 뚜렷이 확인하기 전까지는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잡을 수 없게 돼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감독지침에 따르면 신약개발업체는 임상 3상 개시가 승인된 기술에 대해서만 자산화(재무제표에 자산으로 표시하는 것)가 가능하다. 그만큼 수치화된 근거로 바이오기업을 평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그럼에도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자체가 바이오기업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라는 데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업체들은 성과를 보기까지 최소 10년은 감수해야 한다. 그런 바이오텍의 능력을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를 꼽는다면 파이프라인 자체의 밸류와 그 밸류를 얼마나 빨리 키워가는지의 속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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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 바이오마켓 트렌드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상장 전 바이오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팩터는 무엇인가(2개 복수 응답)'란 질문에 '핵심 파이프라인의 R&D 진척도'란 선택지가 1순위(33명) 응답률을, '보유 기술의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이 2순위(31명) 응답률을 기록했다. 해당 두 선택지는 3순위 선택지들의 응답률에 비해 2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바이오텍의 평가 우선순위는 상장사에 대한 응답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45명의 응답자가 '핵심 파이프라인의 R&D 진척도'를, 28명이 '보유 기술의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을 중요 요소로 꼽았다. 상장사라고 해도 바이오기업은 실적보다 개발 파이프라인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상장사의 경우 '핵심 파이프라인의 R&D 진척 정도'란 1순위 선택지와 '기술의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이란 2순위 선택지의 응답률 격차가 비상장사보다 컸다. 이는 상장을 통해 공인된 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바이오기업이라면 개발 중인 기술의 미래 가치보다 현재 해당 파이프라인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상장을 앞둔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임상 진행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이같은 계획이 그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로 인해 임상을 중단하거나 임상 샘플 생산 문제 등으로 지연을 빚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같은 기업의 경우 주가가 떨어지고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하락하게 된다.
3순위부터는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우선순위가 갈리는 모양새다. 상장 전 기업에선 '핵심 연구인력의 우수성'과 '경영진의 이력 및 평판'이 각각 3, 4순위를 차지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실적 혹은 장외 주가는 가장 마지막 순위에 올랐다. R&D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쏟아붓는 바이오기업 특성상 재무 지표로는 회사의 실질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상장사는 '투명한 회계처리 등 재무구조의 적정성'이 3순위를,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이 4순위를 차지했다. 상장사로서 그에 걸맞는 회계 재무 분야에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더벨은 상반기 바이오 시장을 평가하고 하반기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 바이오 산업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취재로 만난 벤처캐피탈·운용사 등 투자기관 그리고 제약바이오 회사에 근무하는 주요 임원 등을 무작위로 선정해 지난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총 54명에게 구글 서베이를 통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대규모 설문 조사는 아니지만 응답자 전원이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집단이어서 유의미한 결과 도출이 가능했다. 응답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일부 항목의 경우 복수 선택 또는 서술방식을 허용했다. 바이오 업체 선호도 조사는 후보 업체 관계자가 설문에 참여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이해상충을 방지했다. 후보에 오른 업체는 2019년에 기술성평가를 의뢰한 이력이 있거나 거래소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회사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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