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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survey/바이오마켓트렌드]IPO 핵심 관문 '기술성평가'…엇갈린 시선⑤"바이오기업 평가에 적절치 않다" 31%…"평가기관 전문가 풀 넓혀야"

서은내 기자공개 2019-07-26 08:23:48

[편집자주]

제약바이오업계가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각종 이슈들이 터지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바이오기업들의 몸값도 일정부분 조정을 거치고 있다. 더벨은 제약바이오 기업 담당자와 VC에 종사하는 전문 투자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주요 시장 이슈를 정리했다. 특히 상장을 앞둔 기업체를 둘러싼 공모주 서베이는 올 하반기 IPO 시장의 점쳐보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2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성평가는 기술특례 상장의 핵심 관문이다. 기술특례 제도는 매출이나 이익면에서 기존 방식으로 상장이 어려운 업체들에게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다. 2005년 이후 현재까지 60개가 넘는 바이오기업들이 기술성평가를 거쳐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도 다수의 바이오업체들이 기술성평가를 진행 중이다.

바이오기업의 IPO 관문으로서 기술성평가를 바라보는 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더벨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기술성평가의 신뢰도 문제가 그대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3명 이상이 '기술성평가가 바이오기업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것이 그 예다. 또 기술성평가의 적절성을 지적하는 다수의 응답자가 평가기관의 전문성을 문제로 삼았다.

표1

'기술성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크게 신뢰하진 않지만 크게 지적할 사항도 없다'는 중립적인 의견이 3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바이오기업을 평가하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답한 이들은 17%에 그친 반면 '바이오기업 평가에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률이 31%에 달했다.

기술성평가의 신뢰성 문제는 기술성평가를 진행하는 평가기관의 신뢰도 저하와 맥을 같이 한다. 설문 조사 결과 평가기관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현재 기술성평가를 진행하는 평가 기관을 어느 정도로 신뢰하는가'란 질문에 '보통'(46.3%)이란 응답을 제외하고는 '매우 낮다'(9.3%)와 '낮다'(33.3%)가 42.6%의 응답률을 기록해 '높다'(9.3%), '매우 높다'(0%)고 답한 응답률의 약 5배에 달했다.

표2

현행 기술성평가 제도의 개선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우선 평가기관의 전문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데에 다수의 응답자들이 뜻을 모았다. 53명의 응답자 가운데 18명이 현재 기술성평가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문제로 꼽고 있었다. 이를 위해 전문가 풀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같은 맥락에서 바이오기업의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관에 기술성평가를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 응답자는 "다양한 선진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에 맞는 평가위원 선정이 필요하다"며 "검증 단계에서 보다 폭넓은 기술성평가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체로 평가기관 내에 임상 개발 부문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그룹이 부족하고 그에 따라 IP에 편중이 심하다"는 의견도 비슷한 의미다.

기술성평가 기관의 신뢰성 문제가 대두된 것은 최근 바이오기업의 기술 실질을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지난 5월 기술성평가에서 두 평가기관으로부터 BBB, BBB 등급을 받아 탈락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대표적인 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최근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을 1조460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글로벌제약사로부터 1.5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기술을 국내 평가기관이 낙제점을 준 셈이다.

설문에 참여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브릿지바이오를 평가한 기관 중 한 곳은 그간의 평가 이력 가운데 낮은 평점을 준 곳과 높은 평점을 준 곳들에 대한 재평가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며 "기술성 평가기관의 평가 기준과 평가 근거에 대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부 응답자는 기술성과 사업성 심사를 상장 주관사 등 민간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행 기준은 거래소가 지정하는 두 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성평가를 받게 돼 있다. 한 응답자는 "시장에서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면서 "거래소는 컴플라이언스 부분만 심사하게 하는 방안도 있다"고 답했다.

그밖에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에 각기 다른 기술성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동등한 평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68.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 기업에 더 엄격한 평가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27.8%, 나머지 3.7%는 '국내 기업에 더 엄격한 평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더벨은 상반기 바이오 시장을 평가하고 하반기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 바이오 산업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취재로 만난 벤처캐피탈·운용사 등 투자기관 그리고 제약바이오 회사에 근무하는 주요 임원 등을 무작위로 선정해 지난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총 54명에게 구글 서베이를 통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대규모 설문 조사는 아니지만 응답자 전원이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집단이어서 유의미한 결과 도출이 가능했다. 응답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일부 항목의 경우 복수 선택 또는 서술방식을 허용했다. 바이오 업체 선호도 조사는 후보 업체 관계자가 설문에 참여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이해상충을 방지했다. 후보에 오른 업체는 2019년에 기술성평가를 의뢰한 이력이 있거나 거래소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회사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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