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신용도 하락세 멈출까 [Earnings & Credit]등급 전망 조정 요건 충족…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
이지혜 기자공개 2019-08-05 14:08:58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이 2분기 호실적을 냈지만 신용등급 불안은 여전하다.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은 최근 수년 동안 꾸준히 내림세를 이어가다 현재 스플릿(신용등급 불일치) 상태에 놓여 있다.지난해 재무제표에 이미 올해 손실가능성까지 반영해뒀다는 입장이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여전히 장기 미착공 사업장이 남아있는 만큼 손실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복귀 요건 충족
두산건설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192억원, 영업이익 213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7%, 영업이익은 61.4%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2% 증가했다.
상반기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는 점이다. 두산건설이 상반기 3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말 553%에 이르렀던 부채비율이 262%로, 순차입금은 7621억원에서 5403억원으로 줄었다.
덕분에 두산건설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현재 'BB0/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될 길이 열렸다. 신용등급 전망 조정요건 중 구체적 수치를 제시한 것만 살펴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EBIT/조정금융비용이 1.0배 이상으로 안정적 개선, 한국기업평가는 △연결기준 EBIT/매출 3.0배 이상 △세전계속사업이익 흑자 유지를 제시했다.
두산건설은 2분기 상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은 3.7%을 기록했고 계속영업이익도 6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올해 1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제시한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은 현재 불일치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두산건설 신용등급을 BB0를 유지한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5월 BB-로 내렸다.
◇손실 가능성 여전…두산그룹 신용도 '뇌관'
두산건설은 두산그룹 신용도의 '뇌관'으로 여겨진다. 지난해에도 두산건설이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두산중공업은 물론 지주사 격인 ㈜두산의 신용도까지 흔들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정기평가 결과 두산중공업과 ㈜두산의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을 붙였다. 두산중공업에 대해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사업안정화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을, ㈜두산에 대해 주력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하락 및 계열 지원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정기평정 논리로 꼽았다.
비록 두산건설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됐지만 신용등급 하락세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두산건설이 차입금을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잔존 순차입금은 5400억원가량 남아 있는 데다 준공사업장 및 미착공 PF사업장과 관련해 추가 손실을 볼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일산 제니스 등 준공된 민간건축사업 외에도 천안 청당, 용인삼가, 화성반월, 청원바이오 등 장기 미착공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 사업장의 착공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며 다른 지역보다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경기권, 천안지역에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지난해 이 사업과 관련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했지만 향후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잔존 영업채권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PF 우발채무 금액이 2900억원에 이른다. PF 우발채무는 천안성당, 용인삼가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만기도 3개월로 짧아 추가적 자금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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