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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CMO의 재발견]후발주자 2파전…SK '자금력' vs 셀트리온 '경험'⑥CDMO로 바이오신약 생산+개발 선점 꿈꾸는 제약바이오 기업들

서은내 기자공개 2019-09-04 08:22:16

[편집자주]

바이오 산업에서 '생산'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 바이오 벤처들은 '개발'에만 초점을 쏟아왔다. 신약개발은 약효와 안전성 확인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그 약을 쓸 수 있게 제조가 가능해야 개발이 완성된다. 생산을 도맡아 하는 바이오 CMO의 중요도와 그 성과에 대해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벨은 CMO를 둘러싼 바이오 업계의 주요 이슈와 해당 업체들에 대해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2일 08: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찌감치 국내 바이오벤처들로부터 제조 품질관리 관련 위탁개발 서비스를 시작했다면 그 뒤를 이어 SK와 셀트리온도 CDMO시장 진출을 선전포고했다. SK은 그룹의 자금력을 무기로 공격적인 시설 확보에,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공의 경험을 살려 부가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SK, 3년 반 새 CMO에 7500억 투입..케미칼→바이오로 확장 비전

SK는 최근 3년 반 사이 케미칼의약품 CMO 사업을 키우는데에 약 7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삼성이 국내 송도에 생산설비를 짓고 CMO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SK는 해외 빅파마가 운영하던 생산시설을 인수, 글로벌 생산기지를 늘리고 있다. SK는 단기간에 공격적으로 캐파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또 인수한 해외 생산법인들과 국내 사업체를 통합해 CMO 전담할 'SK팜테코'를 미국에 신설했다.

SK의 CMO 시작은 삼성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아니다. 최근 인수한 생산시설들은 케미칼의약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완제품이 아닌 원료의약품(API)만을 생산 중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바이오 CMO까지 도전하겠다는 게 SK의 바이오사업에 대한 큰 그림이다. 현재까지 SK의 행보를 볼 때 추가적인 바이오 생산시설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단순 위탁생산에서 넘어서 위탁생산 개발, 즉 CDMO 모델로 자리잡는게 목표다. 지난해 SK가 51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앰펙(AMPAC Fine Chemicals)은 CDMO업체로 불린다. 내부에 R&D 랩을 두고 CMC 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 CMO 법인 재무제표

SK가 CMO 시설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SK는 100% 자회사 SK바이오팜 내에서 원료의약품 제조 부문을 2015년 따로 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2016년 SK그룹은 의약품 생산사업을 그룹의 신규 성장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겠다며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당시 그해 400억원을 출자했다.

이듬해에는 글로벌 생산시설 M&A에 나섰다. SK그룹은 SK바이오텍에 1725억원을 추가 출자했으며 이는 아일랜드 스워즈에 있는 BMS의 원료의약품 공장 인수에 사용됐다. 2017년과 2018년 말 아일랜드 생산시설의 자본 규모에 비춰볼 때 그룹을 통해 해당 공장 인수 및 가동 준비 등에 들어간 자금은 약 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2018년에도 SK의 생산시설 확장 욕심은 지속됐다. 그룹 차원에서 미국 CDMO 앰펙의 지분 100%를 5100억원에 취득했다. SK가 앰펙 지분을 보유한 미국 파인 케미칼 홀딩스 지분을 미국 투자회사 알케미 어퀴지션(Abrasax Investment)을 통해 인수하는 구조다. 이로서 SK는 케미칼의약품 생산 케파를 국내 대전, 세종 생산시설의 32만리터, 아일랜드 공장 8만리터에 더해 총 100만리터 규모 CMO시설을 갖추게 됐다.

최근 SK그룹은 CMO의 통합 운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회사 SK바이오텍이 유상감자, 현물배당하는 형태로 SK바이오텍으로부터 아일랜드 시설 지분을 그룹이 가져왔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에 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만들고 아일랜드 법인 관련 지분과 그룹에서 보유 중이던 SK바이오텍, 앰펙 지분을 모두 신설법인 SK팜테코에 출자했다. SK팜테코를 통해 글로벌 CMO 사업을 그룹이 직접 통합 지휘하겠다는 의미다.

SK그룹 내에서도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소규모 CDMO 사업을 직접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제조하는 SK케미칼 자회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제조 공정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백신 개발을 희망하는 기업들과 개발 및 제조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임상 배치 생산이나 프로세스 검증부터 상업화를 위한 완제 백신 포장과 제조 등이 해당 분야다.

SK CMO
앰펙(Ampac)의 미국 세 공장 중 하나인 버지니아 공장(좌)과 SK바이오텍의 대전 생산시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위탁개발 비즈니스 진출" 선언…캐나다社 첫 계약 앞둬

셀트리온은 첫 CDMO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이 CDMO 진출 계획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미국 보스턴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행사에서였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위탁개발생산 비즈니스를 통해 바이오신약 탄생을 위한 글로벌 역량 강화 비전을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과거 회사 창업 초기 CMO 사업을 꿈꿨지만 도중 관련 사업을 접고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방향을 바꿨다. 현재 셀트리온의 생산시설은 자체 개발 제품을 위해 대부분 가동되고 있으며 외부 수주한 위탁 생산의 비중은 적다. 글로벌 파트너기업인 테바의 편두통치료제 아조비 원료의약품만 생산해주고 있다.

그런 셀트리온이 CDMO를 시작하는 것은 보다 장기적으로 가치 창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셀트리온의 바이오 CMC, 제조 역량을 외부 기업에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잠재력 있는 외부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성격이 강해보인다.

지난해 서 회장이 사업 진출을 선언한 후로 아직 뚜렷이 CDMO 계약을 수주한 것은 없다. 다만 지난 4월 CDMO 계약을 전제로 캐나다 바이오텍 아이프로젠과 ADC 신약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한 것이 눈에 띈다. 셀트리온은 아이프로젠에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원료 물질과 함께 CMC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해당 계약은 임상시험 개시를 준비 중인 아이프로젠에 셀트리온이 허쥬마 등 물질을 제공하는 것으로, 임상 1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CDMO 계약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현재 셀트리온은 CDMO 개시를 위해 외부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하며 계속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정제 공정
사진은 셀트리온 생산공장에서 작업자가 정제 공정을 수행하는 모습.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CDMO(위탁 개발 생산) 비즈니스 진출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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