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01일 08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전 취재과정에서 만난 세법 전문 변호사는 '한국 대기업 자연 소멸론'이라는 것을 소개했다. 창업주로부터 3대에 이르면 상속 과정에서 대부분 지분을 모두 상속세로 납부하고, 오너일가는 지배력을 상실한다는 내용이다.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최대주주 지분에는 상속세율 최고 65%가 적용되는 만큼 나름 일리 있는 말이다.최근 항공업계에서는 한 차례 '대한항공 매물설'이 나돌았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망 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유산 상속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데서 '매물설'이 시작한다. 상속에 합의하지 못하고, 상속세를 낼 재원도 마련하지 못하면서 결국 각자 지분을 정리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는 시나리오였다.
'대한항공 매물설'을 접하면서 '한국 대기업 자연 소멸론'이 떠올랐다. 마침 조중훈 창업회장으로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까지가 딱 3대째였다. 조 회장과 상속인들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활용할 개인 자산도 많지 않다고 알려졌다. 상속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진칼 주식 외에 딱히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뚜렷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 회장 등 오너일가는 잡음 없이 상속을 마무리했다. '오너일가 갈등설'은 자연 소멸됐고, 각 계열사 지분은 사이 좋게 법정상속비율대로 나눴다. 다른 상속재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회장으로, 전무로, 고문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집단 경영체제 구축 가능성도 열었다. 3대째를 맞은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소멸되지 않았다.
상속이 마무리 됐고, '오너일가 갈등설'도 근거 없는 소문으로 끝났다. 이제 '대한항공 매물설'을 거둬들일 차례다. '한국 대기업 자연 소멸론'은 4대째에 가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조 회장 대에서는 '근거 없는 낭설'이 될 듯하다.
다만 이 모든 '설'들이 이번 기회에 허무맹랑한 뜬소문으로 완전히 사라지기 위해서는 한 가지 노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유산 상속에서 보여준 것처럼 오너일가의 합의와 화합이 향후 한진그룹 경영에서도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 물론 회사로 영역을 넓히면 가족 외에 임직원과 주주들로 합의와 화합의 대상이 더 넓어진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시장에서 주주들에게 인정 받아야 비로소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 상속이 마무리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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