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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현대제철 새로운 고민, '환경개선' 투자2010년부터 총 2조5000억 규모…서강현 전무 역할 중요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28 08:19:3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은 2017년 충남 당진제철소 환경개선 사업에 46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제철소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지적이 거세지자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지난해엔 7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동시에 소결공장에 새로 설치된 저감장치를 언론에 공개하며 환경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환경개선은 최근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중요하다. 기업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공의 이익도 챙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비용 발생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의 효과가 언제, 어떻게, 얼마나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제철의 경우 최근 원자재 상승과 판매 부진에 따른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환경개선 투자는 회사 실적 개선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자금을 관리하는 입장에선 골칫거리일 수도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겨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은 서강현 전무(사진)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지속적인 환경개선 투자…총 2조5000억원 수준

현대제철이 환경개선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 갑자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2010년 당진제철소 1, 2고로(용광로) 가동을 시작하며 밀폐형 원료 저장소와 하역설비 등에 1조8000억원을 투자했고, 이후 제철소 내 비산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집진기와 방진벽을 추가로 설치해왔다.

최근 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환경개선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7~2019년에 총 5300억원을 환경개선에 쓰기로 했다. 이중 4600억원은 소결공장의 오염물질 저감장치 설치에, 나머지 700억원은 비산먼지 감소 등을 위해 편성됐다.


소결공장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작은 덩어리로 가공하는 공장으로, 제철소 대기오염물질 90% 이상이 이곳에서 배출된다. 현대제철이 소결공장에 새롭게 설치한 설비는 구체적으로 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Sinter Gas Treatment System·SGTS)라고 불린다. 지난해 1, 2소결 SGTS가 정상 가동하기 시작했고, 3소결 SGTS는 내년 6월 완공 예상이다.

◇돈 쓸 일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적어

환경개선을 위한 투자는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환영 받을 일이지만 현대제철의 최근 경영상태를 보면 부담스런 것도 사실이다. 현대제철은 2015년만 하더라도 1조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매해 실적이 악화했다. 매출은 꾸준히 늘어 2018년 20조원를 넘어섰으면서도 영업이익은 1조원을 겨우 넘기는 수준으로 줄었다.

수익성 악화는 최근 들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479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3.1%로 1.8% 포인트 떨어졌다. 2015년 영업이익률이 9%였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추락이다. 원재료인 국제 철광석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데다, 판매 부진까지 겹친 탓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현대제철의 CFO 역할을 맡은 서강현 전무에게 관심이 모인다. 돈 쓸 일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이 적은 상황에서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서 전무는 1968년 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자동차 회계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환경개선 투자는 무엇보다 1회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부담이다. 먼지를 제거하는 집진기와 방진벽 추가 설치는 매해 투자가 이뤄진다. 게다가 지난해 새로 설치한 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를 운영하는 데 매해 수백억원의 자금이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서 환경개선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수도 있다.

또 환경설비뿐 아니라 고로 개수작업도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자리한 고로 3기의 개수공사에 대해 올해부터 준비에 돌입하고 오는 2030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개수란 고로 내 노후한 내화벽돌과 기타 부속설비를 교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로는 통상적으로 15년가량 운영하면 개수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의 주요 재무지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97%며, 차입금 의존도는 35%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11조2000억원으로 지난 몇 년 간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잉여현금흐름이 대폭 악화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2015년 7000억원 수준이던 잉여현금흐름은 2017년 350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64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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