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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KCGI, '대한항공 부채 감축' 요구 설득력 있나한진 "부채비율 상승, 운용리스 회계기준 변경 탓"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06 08:27:2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5: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그룹이 내일부터 잇따라 계열사 별로 이사회를 열고 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 주주 환원 정책 등을 발표한다. 재무 정책의 경우 5000억원 규모의 송현동 부지 매각 등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부채비율 감축 등을 요구하고 있는 KCGI(강성부 펀드)가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다.

'KCGI-조현아-반도건설' 등 3자 연대가 한진칼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며 직접적인 경영권 위협 요인이 되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들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다만 한진그룹은 KCGI의 부채비율 감축 요구는 항공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조치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신민석 KCGI 부대표는 지난달 초 유튜브 'KCGI TV' 채널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지난해 3분기 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61%(별도 기준)로 코스피200 기업들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며 "코스피200 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91.3%인 것을 고려하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한진칼 지분 17% 이상을 보유한 KCGI는 대한항공 지분을 직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대한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실적 및 재무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진그룹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항공업이 주력인 대한항공의 경우 2017년과 2018년 말 기준 각각 557.1%, 743.72%였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922.48%로 상승했다.

다만 최근 부채비율 상승은 회계기준 변경 영향이 크다. 2019년 1월 1일 기업회계기준서 제1116호 리스(제정)에 따라 변경된 회계기준을 적용하면서 재무상태표 자산, 부채항목에 운용리스 관련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를 반영했다. 이에 따라 2018년말 부채비율이 적용 이전 대비 약 53%포인트(p) 상승했다.

한진그룹은 KCGI의 부채비율에 대한 지적이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외부 차입과 리스에 의한 항공기 확보로 인해 항공사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고, 같은 이유로 수익 규모에 비해 임차료 및 금융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항공운송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전체 산업군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것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항공업체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부채비율이 높지만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권 차입 등 자금조달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서 "이는 확보하고 있는 항공기의 담보 가치 때문인데, KCGI가 이런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채비율은 높지만 차입구조는 대부분 중장기에 몰려 있어 유동성 위기 가능성도 크지 않다. 지난해 3분기말 연결기준 대한항공의 단기금융부채 비중은 전체 금융부채 중 약 25.57%(개별기준 25.13%)에 불과하다. 1년 내 만기도래 예정인 단기금융부채의 금액이 유동자산을 상회하지만, 연간 창출되는 약 2조원의 현금창출력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한진그룹의 판단이다.

한진그룹은 또 산업은행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 관련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금융감독원이 선정하는 2019년도 주채무계열에 포함된 대기업이다.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지난 2009년 5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했다. 한진그룹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연장에 따라 2017년 9월 29일자로 자구계획을 수립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노후항공기 및 부동산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난해 3분기 기준 계획(1조 5025억원) 대비 현재 3902억원을 초과 이행(1조 8927억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항공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부채비율이 높으니 무조건 유휴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감축하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우한 폐렴 등으로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재무구조만 개선만 요구하는 것은 억지스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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