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KCGI, ㈜한진 10% 지분 활용 카드는대한항공 유증, 한진칼 자금 압박…동반 경영권 매각 요구 가능성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07 08:23:4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2: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자 연대(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를 구축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퇴진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KCGI(강성부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 지분율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진그룹에서 내놓을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부채비율이 900%를 웃도는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 자금 마련을 위해 ㈜한진 지분 매각 요구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한진의 최대주주는 한진칼이다. 지난해 12월 ㈜한진이 보유한 자사주 1.43%을 블록딜로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22.19%에서 23.62%로 올라갔다. 2대주주는 엔케이앤코홀딩스로, 지분 10.17%를 보유하고 있다. 엔케이앤코홀딩스와 한진칼 지분(17.29%)을 보유하고 있는 그레이스홀딩스는 사모펀드 KCGI가 만든 KCGI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투자목적 회사다.
KCGI는 한진그룹 계열사 가운데 지주사인 한진칼과 물류회사인 ㈜한진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KCGI는 한진칼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진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대한항공의 정상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말 기준 각각 557.1%, 743.72%였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922.48%로 상승했다.
부채비율 상승은 변경된 회계기준 적용으로 리스부채가 반영된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대외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요구 목소리가 커지는 명분이 될 수 있다. 900%를 웃도는 부채비율은 2017년 3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직후에 근접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2017년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를 통해 당시 1178%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900%대로 낮췄다. 3년 만에 부채비율이 유상증자 직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중장기 계획 발표를 통해 2023년까지 현금창출능력 1조원 개선, 부채비율 395% 목표를 제시했다. 계획과는 달리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외려 상승하면서 유상증자 등 모기업 한진칼의 자금 지원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최대주주인 한진칼의 자금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6일 이사회를 열고 유휴자산 매각과 공급 구조조정, 항공기 구성 효율화 등의 경영 정상화 방안 계획을 수립한다. 일각에서는 자구안 등이 계획에 미치지 못할 경우 KCGI가 보유한 ㈜한진 지분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을 지원할 재원 마련을 위해 ㈜한진 매각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예상이다.
경영난에 빠져 있는 대한항공과 달리 ㈜한진 실적은 순항하고 있다. 2019년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421억원 대비 116.2% 상승했고 매출액 역시 5.5% 상승한 2조574억원을 달성했다.
성장성도 높은 편이다. ㈜한진은 2023년까지 택배 시장점유률 20% 달성을 위한 투자 확대를 지속한다. 농협, GS홈쇼핑, 2M(머스크·MSC), 쿠팡 등 전략 화주사와의 협업 강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한 인천공항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 운영 및 항공사와 연계한 GSA(General Sales Agent) 사업을 확대해 매출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진의 최근 경영성과와 향후 성장성 등을 고려해 KCGI가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과 한진칼이 보유한 지분을 합쳐 동반으로 ㈜한진 경영권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한진그룹 일가는 상속세 재원을 위해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 지분을 GS홈쇼핑에 매각했던 전례도 있다.
㈜한진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관심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 지분 6.87%를 보유한 GS홈쇼핑 등이 대표적이다. GS홈쇼핑은 ㈜한진의 전략 화주사이기도 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물류회사인 한진그룹은 항공과 육상사업이 주축"이라면서 "육상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한진을 매각할 가능성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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