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강화된 지주·은행 겸직…젊어진 그룹장 눈길 [2020 금융권 新경영지도] 성과중심·세대교체, 조직 슬림화…매트릭스 체제 확대, 핵심역량 강화 포석
고설봉 기자공개 2020-02-19 10:57:33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며 은행들이 조직 구성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는 건 일상적인 레퍼토리다. 변화를 다짐하고 새로운 포부를 밝히며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하지만 이를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은행 조직도의 변화는 한 해 경영 전략과 그 방향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2020년을 맞이해 조직도에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올해 조직개편의 특징은 큰 폭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3기 체제가 중반을 지나면서 지배구조에 큰 변동이 없었던 만큼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조직이 안정화 돼 있고 변화에 대한 요구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임원인사는 조금 달랐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조직을 슬림화 했다. 성과 중심, 핵심역량 보유자 발탁, 세대교체 등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큰 폭의 임원 감축이 진행됐다. 반면 신규 임원 선임 및 승진은 제한적이었다.
◇승진 줄이고, 퇴직 늘리고…지주·은행 겸직 강화했다
임원인사 핵심 키워드는 부사장(부행장)과 전무급 인사들이 대거 퇴진이다. 부사장(부행장)과 전무급 임원을 대거 줄였다. 지주 부사장 5명 중 2명이 퇴임했고, 은행 부행장 2명이 모두 떠났다. 전무급 임원들도 지주는 기존 4명이던 5명으로 늘었지만 은행에서는 기존 10명에서 6명으로 감소했다.
임원감축에 따른 인력 부족은 지주와 계열사 겸직을 늘리는 식으로 해결했다. 한명의 임원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서 각 그룹과 본부의 수장을 겸직하고 있는 사례가 늘었다. 2019년 지주 임원이 은행의 그룹 및 본부의 장으로 겸직한 자리는 8건이었다. 올해는 12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경영기획그룹, Innovation&ICT그룹, 미래금융그룹, 경영지원그룹, 글로벌사업그룹, 리스크관리그룹과 브랜드본부, 업무지원본부 등에서 지주와 은행간 겸직이 이뤄졌다. 올해는 CIB그룹, 연금신탁그룹, 리테일그룹 등으로 겸직이 확대됐다.
이러한 겸직 확대는 임원 축소에 따른 인력 부족이 1차 이유지만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차원도 있다. 특히 이러한 겸직은 영업 및 글로벌 등과 같이 지주와 은행, 비은행 계열사들이 협력해야 하는 분야에서 발생했다. 매트릭스 체제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영업환경이 날로 어려워지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과감한 의사결정과 확실한 대응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주요 금융그룹의 인사 및 조직개편 트랜드도 이렇게 바뀌고 있다.
특히 영업지원그룹, 개인영업그룹, 기업영업그룹 등 조직을 통폐합 및 신설 개편하고, 그룹장을 모두 지주와 은행간 겸직으로 둔 것은 의미가 크다. 체제를 정비 및 리더십 강화를 통해 고객과 접점에 있는 영업조직에서 계열사간 협업을 늘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익창출 환경이 악화해 가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인 영업활동과 자산운용 등을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6대 핵심부문 수장 젊어졌다…조직 활력 포석
임원 감축과 함께 세대교체도 진행됐다. 각 그룹을 이끌고 있는 그룹장들이 젊어졌다. 과거 부사장(부행장) 및 전무급 임원들이 총괄하던 조직을 전무 및 상무급 임원들이 맡았다. 대부분 해당 그룹에서 내부성장한 인사들이란 점에서 전문성을 강화한 세대교체 라는 인사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러한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은 6대 핵심사업부문이다. 글로벌, 디지털, WM, IB, 연금, 자본시장 등 6개의 핵심사업부문 수장(그룹장 및 본부장)들이 모두 전무급 이하 임원들로 채워졌다. 이들이 지주와 은행의 해당 업무를 겸직하면서 그룹의 전략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세대교체의 파장은 크다.
실제 한준성 디지털부문장(부사장)을 제외한 5개 핵심사업부문 수장이 모두 전무 및 상무급으로 교체됐다. 박지환 IB부문장(전무), 박의수 연금신탁부문장(전무), 정석화 WM부문장(전무), 홍용재 자본시장부문장(전무), 이종승 글로벌부문장(상무) 등이다. 지난해에 6개 핵심 사업부문을 부사장(부행장) 4명, 전무 2명이 이끌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