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리포트]상신브레이크, 야심찬 해외 진출…수익성에는 역풍미국·멕시코법인 손실…이자비용 증가에 시름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20 09:27:25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부품사 상신브레이크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북미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직 성과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현지 법인에서 적자가 지속되면서 연결 기준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시장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리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북미지역 법인 손실 지속…수익성 뒷걸음질
상신브레이크는 1975년 탄생한 자동차 부품사다. 창업주인 정도철 회장의 지휘 아래 국내 최대 브레이크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뿐 아니라 한국지엠(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완성차업체들을 고객으로 두면서 매년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1999년 이후 단 한 번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고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2002년 12월에 중국 강소성 무석시에 상신제동계통(유)를 설립했다. 2013년에는 사천상신제동계통(유)를 설립하며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중국 외에도 2010년에는 인도법인(Sangsin Brake India Private LIMITED)을 만들었고 같은 해 미국에 판매법인(Sangsin Brake America, INC.)을 설립했다.
공격적인 해외 진출은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연결 매출은 2017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갔고 38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경우 매출보다 부침이 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성과를 고려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멕시코에 제조·판매법인(Sangsin Brake Mexico S.DE R.L. DE C.V.)을, 2018년 미국 제조법인(Sangsin Technology America, INC.)를 설립했다.
하지만 약 3년 전부터 해외에서 이상조짐이 생기고 성과가 부진하면서 오히려 연결 회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6년에 생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의 영향으로 중국 법인의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여기에 적자도 지속되면서 오히려 연결 수익성이 악화하게 만들었다.
야심차게 설립한 북미지역의 법인들도 부진해 고민을 깊게 했다. 멕시코법인은 2016년 설립 후 단 한 번도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미국 제조법인 역시 마찬가지다. 멕시코법인과 미국 제조법인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각각 44억원, 21억원이다.
해외 법인들의 부진은 연결 수익성이 악화를 견인했다. 작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70억원, 당기순이익은 140억원으로 각각 53.1%, 18.4% 증가했지만 해외법인의 성과가 포함된 연결 영업이익은 169억원, 당기순이익은 67억원으로 각각 18.3%, 31.6% 줄었다. 연결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4.3%, 1.7%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상신브레이크 관계자는 "멕시코법인과 미국법인이 언제쯤 흑자 전환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지역 법인, 이자비용 증가에도 영향
상신브레이크가 작년 잠정실적을 공시하면서 신규 해외 계열사의 손실과 더불어 이익 감소의 요인으로 꼽은 것은 금융비용의 증가다. 금융비용이 늘어난 원인도 멕시코와 미국에 설립된 계열사들의 영향이 컸다.
상신브레이크 관계자는 "작년 멕시코와 미국법인의 해외 투자와 관련해 추가 차입금이 들어갔는데 이 부분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신브레이크의 작년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해외투자자금 차입금은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돼있는데 다른 대출보다 비교적 이자율이 높은 편이다. NH농협은행에서 빌린 해외투자자금의 이자율은 3.87%~4.02%이고,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출은 3.97%다. KDB산업은행의 해외투자자금 대출 이자율이 비교적 낮은 편인데 2.81%~3.75%로 책정됐다.
해외법인을 위한 대출로 인해 이자비용이 증가한 셈이다.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이자비용은 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5% 증가했다.
전체적인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재무구조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연결 순차입금은 2016년 이후 증가세다. 작년 3분기말 기준 1569억원으로 재작년말보다 31.0%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도 2016년 이후 상승세다. 작년 3분기 말에는 43.3%로 재작년말보다 2.5%포인트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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