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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분석]후계 밀린 이준규 동진쎄미켐 부회장, 주식 대거 매집매입비용 전액 은행 대출로 조달…지분율 1.2%까지 상승

김슬기 기자공개 2020-03-30 08:14:0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진쎄미켐의 후계 구도에서 멀어진 장남 이준규 부회장이 최근 주가하락을 틈타 주식을 대거 매집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파장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움직였고 동진쎄미켐 역시 고점 대비 50% 가량 하락했다. 0.4%대였던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창립 이후 처음으로 1%대를 넘겼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19일, 23일 세 차례에 걸쳐서 총 39만6000주를 매입했다. 매입금액은 총 40억3324만원으로 주당 1만185원에 거래를 체결했다. 그는 주식 매입에 사용된 자금 전액을 은행 대출을 통해 조달했다. 현재 보유주식은 총 61만6100주이며, 지분율 1.2%에 해당한다. 종전과 비교하면 0.77%의 지분이 증가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주가흐름을 봤을 때 저점이라고 판단, 빠르게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종가 기준으로 1만3150원을 기록, 매입 단가에 비해 29% 높다. 은행이자를 감안하더라도 25%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1967년에 세워진 동진쎄미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재료, 발포제 제조를 하는 기업으로 50여년간 국내 제조업 발전과 함께 성장해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불화아르곤(ArF)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을 일부 생산하고 있으며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하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1999년 이준규 부회장은 200주(0.01%)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고 2000년 3000주(0.01%)를 보유하게 됐다. 당시 지분매입과 액면분할로 주식수가 늘었다. 2006년에는 고모부의 증여로 인해 주식수가 20만주로 늘어났다. 이후 15년간 주식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이번 주식매입으로 동진홀딩스(32.49%), 동진장학재단(3.66%), 명부산업(1.23%)에 이어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게 됐다. 2019년3분기말 기준으로 그의 아내(21만560주, 0.41%), 두 아들의 지분(35만20주, 0.68%)까지 감안하면 2.29%까지 지분율이 올라간다.

1999년 상장된 동진쎄미켐의 주가는 2016년 7월 처음으로 1만원을 넘겼다.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1만원대 안팎으로 움직였다. 그해 5월 1만5000원을 넘겼고 10월에는 2만원을 훌쩍 넘겼다. 당시 삼성전자가 협력사 관계강화를 위해 동진쎄미켐 지분 4.8%(246만8000주)를 취득하면서 주가가 뛰었다. 2017년 11월 14일 2만47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주가변동이 컸다. 2018년 들어 주가는 1만원대 초반, 2019년 6000원대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7월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소재 국산화가 화두가 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1월 22일에는 1만9700원까지 상승했고 이후에도 1만7000~8000원대에서 움직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3월에는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19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98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미국의 재정 부양책과 한국은행의 재정정책 등으로 주가가 다소 회복됐다.

이 부회장은 장남이지만 현재 후계 구도는 차남인 이준혁 부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장남 이준규 부회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인디아나대학 경영대학원을 나온 뒤 근무를 시작했다. 동생인 이준혁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MIT 공과대학 화학공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2010년엔 아버지와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동진쎄미켐의 대주주는 동진홀딩스가 됐다. 동진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이부섭 회장이다. 2018년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은 55.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차남 이준혁 부회장은 17.77%, 장남 이준규 부회장은 3.22%를 가지고 있다.

향후 이부섭 회장의 지분 향방에 따라 후계자가 결정되겠지만 현재는 이준혁 부회장에게 힘이 실린다.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두 형제의 지분이 4%대로 비슷했으나 2017년 들어 이준혁 부회장의 지분이 17%까지 뛰었다. 이준혁 부회장의 아내도 동진홀딩스의 지분 0.26%를 보유하고 있다. 홀딩스 지분 11%를 가지고 있는 미세테크는 이준혁 부회장 지분이 52%이며 그의 두 아들이 나머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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