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공업, 한때 LG일가 합작 '센티온' 어떻게 처리?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점검]작년 연결 종속사 편입, 유명무실 상태 지속
김경태 기자공개 2020-03-31 08:06:0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종공업이 약 5년 반 전 LG가(家)와 협력해 만들었던 센티온(Sention)이 작년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작년에 나머지 지분 50%를 인수해 연결 종속사로 만들며 반전을 노렸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를 지속했다. 세종공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다.◇센티온 지분 50%인수, 관계기업서 연결종속사로
센티온은 2014년 9월말 세종공업그룹 주도로 만들어진 곳이다. 자본금 40억원에 '센시스'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같은 해 10월 현재의 상호로 바꿨다. 설립 당시 LG그룹의 계열사도 출자했다. 지흥(현 이케이)이 18억원을 출자해 지분 45%를 확보했다. 지흥은 구본준 LG그룹 고문의 장남인 구형모 LG전자 과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던 곳이다.
세종공업은 센티온이 설립되던 2014년 사업보고서에 관계회사로 소개했고 '당사 최대주주 등이 센티온의 최대주주'라고만 밝혔다. 그 후 이듬해 사업보고서에서 관계회사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센티온의 주주를 공개했다. 그룹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피에쓰지'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공업과 LG 오너일가가 손을 잡게 된 것은 미래 자동차시장에 관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세종공업은 중견 자동차부품사다. LG그룹 역시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에서 보폭을 확대하던 시점이라 협력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센티온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설립 이후 매출이 전무했고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2017년 12월에는 이케이가 보유 중이던 지분 45%를 외부에 매각했다. 이케이는 초기 출자금으로 18억원을 투입했었는데, 매각가는 11억8800만원으로 손실을 봤다. 이어 구 과장이 2018년에 이케이 지분 100%를 '아이비케이(IBK)에스세미콘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에 팔면서 완전히 결별하게 됐다.
센티온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유명무실해졌지만, 세종공업은 포기하지 않았다. 작년 5월말 센티온의 지분 50%를 22억원에 사들였다. 이케이는 지분을 손해를 입고 팔았는데, 세종공업은 웃돈을 주고 매입해 눈길을 끌었다. 그 후 세종공업은 센티온을 연결 종속사로 편입했다.
세종공업 관계자는 "이케이가 외부에 매각했던 지분을 인수한 것"이라며 "거래 상대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고객 대상 영업 진행…세종공업·아센텍 지원, 반전에 중요
세종공업은 작년에 센티온 잔여 지분을 인수한 뒤 세종공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하성용 재무팀장을 감사로 투입하면서 등기임원 일부를 교체했다. 사업 의지를 보였지만 센티온은 작년에도 유명무실한 상태를 지속했다. 지난해 매출은 '0원'이다. 당기순손실을 5159만원이다.
세종공업 관계자는 "계열사 중 아센텍에서 압력센서 사업을 하는데, 센티온은 이와 관련된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센티온이 하는 사업을 내재화하기 위해 인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문제가 있어 정상 매출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센티온이 반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나머지 지분 50%를 보유한 피에쓰지보다는 세종공업과 아센텍이 지원을 계속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센텍은 세종공업의 100% 자회사다. 작년 매출 6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0.4% 증가했다.
반면 피에쓰지는 2018년말 자산이 85억원인 중소기업으로 센티온에 추가적인 지원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실적 악화를 경험해 자체적인 성과 개선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아직 작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8년 매출은 78억원으로 전년보다 39.1% 줄었다. 2년연속 감소다. 영업이익은 1억5875만원으로 72.03% 축소됐다.
피에쓰지가 센티온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하려면 오너 일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있다. 피에쓰지의 최대주주는 창업주 박세종 세종공업 명예회장의 아들로 오너 2세인 박정길 세종공업 부회장이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또 창업주의 부인인 서혜숙 회장이 지분 30.1%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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