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미반도체 지분율 10% 돌파…최대치 2대 주주로 등극…1분기에만 120만여주 매집
김슬기 기자공개 2020-04-09 13:18:4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올 들어 한미반도체 지분을 큰 폭으로 늘렸다.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120여만주 이상을 매집했다. 국민연금은 지분율로 따지면 10%를 훌쩍 넘기면서 대주주인 곽동신 부회장 다음으로 지분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사주 소각,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국민연금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향후 경영개입 등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국민연금은 한미반도체 결의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 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주요주주로 올라가있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3월31일 기준으로 한미반도체의 지분 10.3%, 530만4565주를 보유 중이다. 직전 보고일인 24일에 비해 11만3424주, 0.22%포인트 늘린 것이다.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다. 지난해말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수는 406만여주였다. 불과 3개월새 124만여주가 확대됐다. 국민연금이 한미반도체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이 한미반도체의 주요주주 이름을 올린 시점은 2017년이다. 그해 10월 국민연금은 한미반도체의 주식 317만6383주를 보유, 지분율로는 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자본시장법 147조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주식 5% 이상 보유할 경우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와 거래서에 보고 및 공시를 해야 한다.
이듬해 10월 국민연금은 지분을 347만여주까지 확대했다. 지분율은 6%대로 올라갔다. 2018년초 한미반도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발행주식의 10% 규모인 636만여주 가량을 소각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늘어난 주식수에 비해 지분율 상승폭이 더 컸다. 2019년말 지분은 406만여주까지 확대됐고 지분율도 7.1%까지 늘어났다.
국민연금이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힌 2017년10월부터 2019년말까지 늘어난 주식수는 88만주였으나 올 들어서는 1분기만에 124만주를 확대했다. 정확한 매입시기와 평균 단가를 알수는 없으나 국민연금은 1~2월에 집중적으로 주식매집에 나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자동향을 보면 1분기 중 외국인과 개인은 주식을 던졌으나 기관은 223만여주를 사들였다. 1월과 2월 기관은 100만주, 97만주를 사들였다.
올들어 한미반도체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국민연금은 지속적으로 주식수를 늘렸다. 국민연금은 한미반도체의 성장성과 주주친화적인 정책 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액 1204억원, 영업이익 137억원으로 전년대비 44%, 76%씩 감소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장비 수주에 속도를 내면서 성장을 예고했다. 연초 후 장비수주 계약은 10건에 이른다. 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한미반도체는 올 들어서도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지난 1월말 572만여주의 자사주소각을 단행했고, 유통주식수는 5150만1501주로 축소됐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구원투수로 나선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슷한 업종의 국민연금 지분 보유 기업들을 살펴보면 국민연금의 투자 양상이 비슷한 것은 아니다.
일례로 국민연금은 대덕전자의 지분을 소폭 축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62만8277주)과 기관(249만114주)은 대량 매도했고 개인이 273만7534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5%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동진쎄미켐도 317만4344주(6.17%)에서 262만113주(5.10%)로 축소했다. 외국인(22만12주)과 기관(68만9973주)이 팔았고 개인(63만8256주)만 사들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는 연간 매출이 2015년 이후 최저수준이지만 올해 뚜렷한 성장이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업종의 실적 바닥이 확인됐고, 올 들어 꾸준한 수주계약이 이뤄지고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미반도체의 최대주주는 곽 부회장으로 1728만여주, 30.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창업주인 곽노권 회장은 7.9%다. 최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49.59%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지분이 늘어나도 경영권에는 큰 문제가 없다. 국민연금 역시 의결권 행사에 있어 반대표를 던지지 않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다음으로 운용규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한미반도체 지분 5.1%를 보유,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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