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톺아보기]SK C&C, 정체된 수출 '10% 벽'에 막혀내수 90% 이상 의존 고착화…공공부문 제한, 그룹 디지털수요 영향
원충희 기자공개 2020-04-22 08:33:34
[편집자주]
SI업체들이 변하고 있다.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은 대기업 내에서 일감 몰아주기의 주범이란 오명을 받았다. 이제는 클라우드와 공급망 관리 전자상거래 등 또 다른 영역에서 자체 경쟁력을 갖추고 4차산업혁명의 핵심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변화를 거듭하는 SI업체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0일 16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C&C는 2013년 개정 소프트웨어(SW)법 실시로 공공부문 참여가 제한됨에 따라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수년째 IT서비스(용역·재화 포함) 매출에서 수출실적은 10%를 넘지 못하고 벽에 부딪혔다. 국내 공공사업 레퍼런스로 해외수주를 받거나 수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무너진데다 그룹 디지털전환 수요가 늘면서 내수 의존이 고착화됐다.SK C&C는 2012년 12월 해외수출, 사업 내실화, 신성장 사업 등 3개년 중장기 성장전략 'To-Be'를 마련했다.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 기업을 넘어 IT와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새로운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2013년 개정 SW법 실시로 공공부문에 대기업 참여가 제한됨에 따라 해외진출 및 수출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7년여가 지난 현재 IT서비스 수출 실적은 여전히 1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조8419억원 가운데 내수가 1조7388억원으로 94%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96.6%), 2018년(95%)에 비해 소폭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내수의존도가 90%를 웃돈다. 매출실적에서 수출 비중이 45%에 이르는 삼성SDS와 13~14% 수준인 LG CNS 등 경쟁사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SK C&C 관계자는 "그룹이 디지털전환 관련 투자를 늘리면서 회사 무게중심도 옮겨가고 있다"며 "시스템을 만들고 그 바탕으로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국내에서 성공모델을 만들려다보니 현재는 해외보다 국내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I들의 해외진출 공식은 국내에서 수출할 만한 신규모델을 만들고 그것을 레퍼런스 삼아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는 구도다. 대기업 SI들은 공공 SW사업에서 낸 성과를 들고 외국에 컨설팅을 하거나 제안서를 내고 중소기업들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수출을 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대기업들이 국내 레퍼런스를 쌓지 못하는 탓에 이런 선순환 구조가 무너졌다.
삼성SDS의 경우 해외계열사 물류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사업을 대폭 늘리며 수출비중 확대에 성공했으나 이는 영업이익률 1%대 수준의 저마진 사업이다. 수익성을 많이 따지는 SK C&C는 이와 반대로 고마진 사업을 중점으로 찾다보니 내수 중심 사업구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아울러 그룹의 디지털 전환 수요에도 대응해야 했다. SK그룹은 2022년까지 계열사 주요 시스템 중 80%를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전략을 주도할 곳은 당연히 SK C&C다. 반도체와 에너지가 주력 사업인 SK그룹은 이전부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센터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져왔다. SK C&C로선 그룹 내 큰 시장(Captive Market)이 형성된 셈이다. 이로 인해 당분간 내수 중심 사업구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SK C&C는 계열사 사업 경험을 토대로 그룹 관계사들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유럽, 미국 등에서 현지법인 대상 IT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공공SW에서 해외수출용 모델을 만들기 어려워진 만큼 캡티브마켓(그룹내 시장)에서 수출용모델을 만들어 해외로 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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