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한국타이어, '역대 최대' 재고…관리 어려움 가중올해 1분기말 1조8000억 웃돌아…재무부서, 2분기 '부진' 지속 전망
김경태 기자공개 2020-05-12 09:25:0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재고자산이 역대 최대치를 지속해서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한 탓이다. 2분기에도 판매량이 시원치 않을 전망이라 재무 부서에서 재고자산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재고자산 1조8000억 상회 '역대 최대'
한국타이어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말 재고자산은 1조840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6% 증가했다. 재고자산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다. 글로벌 시장 대부분 지역에서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 수요가 줄었고 판매량이 지난해 1분기보다 13.4% 축소됐다.
지난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재고 관리에 주목한 질의가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월과 3월까지의 재고가 증가했고 전체적으로 중국법인과 한국에서의 생산 조정이 일부 있었다"며 "판매가 생각보다 낮은 영향이며 현재 최고 수준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고 수준을 유지·축소하겠지만 원가와 비용의 최적화도 고려하면서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는 박종호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비롯한 재무 부서에서 재고자산을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타이어의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2017년말까지 1조4000억원대를 나타냈다. 그러다 박 부사장이 재무 수장으로 올라선 2018년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2018년말에는 1조6000억원에 육박했고, 이듬해 말에는 1조7000억원을 웃돌았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 감사인을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2018년과 2019년 회계년도 별도와 연결 감사 모두 재고자산을 핵심감사사항으로 선정한 바 있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의미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재고자산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CFO는 다른 부서와 원활히 소통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물건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재료 등을 사오는 구매 부서, 물건을 만드는 제조 및 공장 담당자, 만든 물건을 파는 영업 부서 각각의 이해관계를 노련하게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타이어의 재고자산이 날로 치솟으면서 재무 부서에서 각 부서와 협의하고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도 판매 '가시밭길' 전망…실적 목표 달성 불투명 시인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위축 등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43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6% 줄었다. 영업이익은 1058억원으로 24.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812억원으로 34.0% 축소했다. 영업이익률은 7.4%, 순이익률은 5.7%로 각각 1.2%포인트, 1.8%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2분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 재무 부서는 지난주 컨콜에서 2분기에도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4월에 가장 바닥을 기록하는 가운데 5월에 점차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의 75% 수준으로 25% 감소로 관측했다.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2분기에도 재고자산 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는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에 영향을 미쳐 단기적으로 수중에 보유한 현금을 늘리는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 재무 부서는 컨콜에서 올해 초 내세웠던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도 시인했다. 애초 올해 매출 목표는 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6조8833억원보다 4.6% 높게 잡았다. 영업이익 목표는 밝히지 않았지만 영업이익률을 개선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컨콜에서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달성 가능한 목표 수준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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