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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선제상환 회사채도 '취지 맞으면' 지원…기준 완화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 한시적으로 대상 넓혀…하위 등급 투심 관건

이지혜 기자공개 2020-05-18 13:37:0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6: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의 기준을 일시적으로 완화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4월 차환발행 일정이 꼬인 발행사에게도 지원 프로그램을 열었다.

투자심리가 싸늘해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A급 기업에게 희소식이다. 공모채 발행을 검토하는 A급 기업들은 현재 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눈여겨 살펴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산업은행은 당초 프로그램 시행 때부터 4월분만 시장상황 상 지원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5월부터 AA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A급 회사채까지 온기가 확산될 경우 프로그램 적용 기준을 엄격히 적용할 수도 있다.

◇상환한 회사채도 일단 지원

산업은행 관계자는 “4월 공모채 시장이 워낙 나쁘다보니 발행사들이 제때 공모채를 발행하지 못했다”며 “선제 상환한 회사채라도 취지에 맞다면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모채 시장의 투심이 개선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더벨 리그테이블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은 3월 24일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나온 정책이다.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해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분 발생시 우선 인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원대상은 신용등급이 A급 이상이거나 코로나19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의 공모채다.

현재까지 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한 기업은 롯데칠성음료, 기아자동차, SK에너지, 호텔신라, GS, 포스코에너지, 영원무역, 롯데쇼핑, 한일홀딩스 등이다. 이 가운데 증권신고서 상 회사채 차환 외 자금사용목적을 기재한 곳은 한일홀딩스가 유일하다.

한일홀딩스는 증권신고서에 공모채의 사용목적을 기업어음(CP)과 산업은행 시설대 상환이라고 썼다. 공모채로 조달된 자금 1500억원 가운데 700억원은 기업어음, 750억원은 산업은행 시설대를 갚는 데 쓴다. 자금사용목적은 사실상 회사채 차환이지만 증권신고서 작성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일단 CP 차환 등으로 기재했다는 설명이다.

한일홀딩스는 공모채 시장이 워낙 경색돼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한일홀딩스 관계자는 “일단 CP를 발행하고 자체자금을 활용해 만기 도래 회사채를 갚았다”며 “산업은행이 이런 의도를 받아들여준 덕분에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일홀딩스는 4월 13일 2017년 발행한 3년물 공모채 1500억원의 만기가 돌아왔다. NH투자증권을 단독 대표주관사로 삼아 4월 중순 공모채를 차환발행하려 했지만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하며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4월 13일 1개월물 CP를 700억원 규모로 발행해 만기에 대응했다.

◇A급 투심 해빙이 관건

A급 발행사를 중심으로 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발행사들이 일단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우선 살펴본다”며 “투자자 미팅을 통해 수요예측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될 때에야 비로소 산업은행의 인수단 참여를 재검토한다”고 말했다.

만기에 맞춰 제때 공모채를 발행하지 못한 기업은 비단 한일홀딩스만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공모채는 올해 3월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순상환기조를 보이고 있다. 순상환 규모는 3월 6227억원, 4월 510억원이다.

특히 A급을 중심으로 여전히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A급 공모채의 수요예측 흥행은 그나마 승산이 있는 기업만 조달에 나섰기에 비롯된 결과”라며 “A급 회사채를 향한 투자자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다”고 말했다. 실제로 4월 A급 회사채의 발행량은 1900억원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 정도에 그치며 거래량도 대폭 감소했다.

A급 발행사의 조달 수요는 크지만 전망은 썩 밝지 않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코로나19의 동절기 재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A급 등 하위 등급의 펀더멘탈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기에 AA급과 A급 이하의 스프레드 갭이 벌어진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11일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A급 회사채는 모두 9조2000억원 규모다. 이들이 보유한 현금·현금성자산은 27조4000억원 규모로 만기도래 회사채 대비 3배가량 많다. 반면 AA급 기업의 보유 현금·현금성자산은 77조원이 넘어 1년 이내 만기도래 회사채 18조4000억원 대비 4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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