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현금 증가'에서 엿보이는 SK건설의 달라진 유동성 기조그룹 발전소 공사 덕 OCF 증가…매출채권 회수로 '대비 태세'
이정완 기자공개 2020-05-28 13:11:04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7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건설이 완전히 달라진 현금 보유고를 나타냈다. 3개월 만에 현금이 3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SK건설은 지난해 우수한 영업이익을 벌어들이고도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유입액이 줄면서 오히려 전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감소했는데 3개월 만에 반등을 이뤄냈다. SK건설 최고재무책임자인 임영문 각자 대표이사(사장)는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위기를 대비해 유동성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SK건설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선 지난해 말과 극명히 달라진 현금이 눈에 띈다. 올해 3월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563억원으로 지난해 말 5652억원에 비해 50% 넘게 늘었다. 3개월 사이에 큰 폭의 현금 증가를 이뤄낸 것이다.
SK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영업이익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영업활동현금 유입이 934억원으로 2018년 2221억원 대비 급감하면서 전체 현금이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SK건설은 2018년 라오스댐 붕괴 사고 여파에서 벗어나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7조8440억원, 영업이익은 2710억원으로 2018년 매출 6조4358억원, 영업이익 867억원 대비 각 22%, 212% 증가했다.
SK건설은 2019년 전까지 직전 3년간 2000억원대 영업활동현금 유입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비용 처리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준공된 현장이 늘면서 회계상 최종 비용 처리가 늘었고 이에 따라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악영향을 입었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3개월 동안 기록한 영업활동현금 유입액이 올해의 현금 증가세를 이끌었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 유입액은 37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1066억원과 비교해 3배 넘게 늘었다.
SK건설 관계자는 "고성그린파워, 여주 천연가스 발전소 공사 진행률이 높아지면서 영업활동현금 유입액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고성하이화력 1, 2호기 발전소 건설공사는 현재 공정율 75%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전소가 상업 운전도 시작하면서 공사 외 이익도 나오는 상황이다. 고성하이화력 발전소 발주처인 고성그린파워는 2014년 SK가스, SK건설, KDB인프라자산운용, 남동발전 등 4개 회사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발전회사다.
SK E&S가 발주한 여주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 공사도 지난해 10월 공사 계약 후 주민 반발로 공사에 속도를 내지 못했으나 올해 간담회를 거치며 합의점을 찾아왔다. 3월 말 기준 공사진행율은 17%로 2022년 중 준공 계획이다.
발전소 등 주요 플랜트 프로젝트가 SK건설의 영업활동현금 유입 증가를 주도했다. SK건설은 국내 대형 건설사가 주택 사업을 통해 대부분의 매출을 거둔 것과 달리 플랜트가 주력이다. 올해 1분기 플랜트 매출 비중은 전체의 60% 수준이다. 발전소 등 SK그룹 내 에너지 사업은 물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사 덕이었다.
SK건설은 매출채권도 대거 회수하면서 유동성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영업활동현금흐름 변동 중 받을채권 계정이 2315억원 증가했다. 공사 대금 등을 받아 현금이 들어온 것이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액이 3738억원이었으니 받을채권의 변화가 현금 증가를 견인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보인 SK건설의 행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형 건설사가 현금 보유를 늘리는 것과 유사하다. 1분기 대형 건설사는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금 조달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체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현금 마련에 주력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SK건설 최고재무책임자 임영문 사장도 올 들어 현금 보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관측된다. 임 사장은 1964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선더버드 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1989년 SK주식회사(당시 유공)에 입사한 뒤 줄곧 기획·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2009년 SK건설로 이동한 뒤에는 재무실장(상무)으로 근무를 시작해 재무부문장(전무), 기획부문장 겸 재무부문장(부사장)을 거쳤다. 임 사장은 SK건설 재무통으로서 유상증자,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한 현금 마련에 높은 역량을 보였을뿐 아니라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인한 피해도 수습한 경험이 있다.
임 사장은 공모채 발행을 통한 자금 마련도 준비 중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오는 6월 15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형 건설사의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었지만 SK건설은 든든한 그룹 공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과감하게 공모채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 발행이 성공하면 SK건설의 유동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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