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A사업 줄이는 롯데케미칼, 파키스탄에 쏠리는 눈 울산공장 생산 중단에 유일하게 남은 사업장, 4월부터 생산 중단
박기수 기자공개 2020-06-18 09:10:3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7일 16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국내에서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을 중단하면서 PTA(합성섬유, 페트병의 원료) 사업 자체를 '비핵심사업'으로 분류한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부터 롯데케미칼은 장기 비전과 맞지 않은 사업들을 접고 법인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에 시장의 눈은 자연스럽게 해외에서 PTA를 생산하는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에 쏠린다.파키스탄법인은 2009년 롯데케미칼이 현지의 '파키스탄PTA'를 인수한 곳이다. 연간 PTA 생산량은 50만톤이다. 현재 기초소재사업부문 대표인 임병연 롯데케미칼 부사장이 직접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파키스탄법인을 향한 업계의 추측이 나오는 배경은 작년부터 시작된 롯데케미칼의 구조조정 작업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PTA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를 생산하던 롯데케미칼 영국법인(LC UK)을 돌연 매각했다. 당시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루며 분위기 전환에 막 나섰던 때라 매각 발표에 업계 일각에서는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구조조정의 시발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롯데케미칼이 국내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던 PTA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 라인을 고순도 이소프탈산(PIA)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필요한 PTA는 국내 같은 PTA 업체인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작년 LC UK 매각과 더불어 국내 PTA 사업마저 중단하면서 업계는 롯데케미칼이 '선택과 집중'의 고삐를 더욱더 세게 쥐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파키스탄법인의 그간 실적은 어땠을까. PTA 사업은 글로벌 시황에 큰 영향을 받아 왔다. 2010년 중반에는 중국에서의 공급 과잉이 심화하면서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국내·외 PTA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기도 했다. 일례로 2016년 매출 3854억원을 기록했던 롯데케미칼 파키스탄법인은 영업이익의 경우 고작 33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후 2018~2019년 반짝 호황기를 맞았지만 올해부터 다시 상황이 악화하면서 파키스탄법인은 매출 897억원, 영업손익 마이너스(-) 19억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올해 4월 파키스탄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봉쇄조치를 선언하면서 재고 조정의 필요성을 느껴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법인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 LC UK 매각은 롯데케미칼이 실적과 관련 없이 장기 비전과 맞지 않으면 언제든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긴 것"이라면서 "PTA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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