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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GS 이어 한화까지, 롯데케미칼 연이은 '동맹' 캐시카우 마련·가격 경쟁력·공급망 확대 목적 관측

박기수 기자공개 2020-06-18 09:16:5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6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최근 국내 경쟁사들과 협업 관계를 늘리며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조인트벤처(JV) 설립부터 단순 협업 계약 체결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미래 먹거리 마련과 공급망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PTA→PIA 전환, PTA는 한화서 매입

최근 롯데케미칼은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연간 45만 톤 규모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제품을 공급받는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한화종합화학은 국내 PTA 생산 1위 업체다.

롯데케미칼은 원래 울산 공장에서 PTA를 생산해 왔다. 연간 60만 톤 규모다. 다만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PTA를 받는 7월부터는 자체 PTA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대신 생산 설비 전환을 통해 고순도 이소프탈산(PIA)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미 작년에 500억원을 투자해 PTA에서 PIA 생산으로 전환하는 시설 전환을 완료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기준 PIA 생산 1위 법인이다. 연간 생산량은 52만 톤이다. PIA는 PET, 도료,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PTA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자체 역량을 PIA에 집중하면서 효율성 제고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된 셈이다.

한화종합화학 임종훈 대표(왼쪽),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임병연 대표(오른쪽)

◇'현대케미칼·롯데GS화학' 전례 '주목'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롯데케미칼이 최근 들어 국내 석유화학사들과의 협업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와의 업무 협약이 국내 업체와의 첫 사례가 아니다. 2014년부터 롯데케미칼은 굵직한 대기업들과 함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며 상생협력을 모색해왔다.

대표적 사례가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설립한 '현대케미칼'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분 60%, 롯데케미칼이 40%를 보유하는 조건으로 설립됐다. 이후 1조2000억원 규모의 콘덴세이트 정제 공장을 포함해 혼합자일렌(MX) 제조 공장이 완공됐다.

현대케미칼 설립으로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에서 생산하는 MX를 공급받고 있다. 수급처가 없는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원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확대라는 이점을 합작사 설립을 통해 취하고 있다.


작년에는 GS에너지와 합작사 '롯데GS화학'을 설립했다. 현대케미칼과 달리 롯데GS화학은 롯데케미칼이 51%의 지분을 가져 최대주주다. 양사는 총 8000억원을 투자해 비스페놀A 제품 20만 톤과 C4유분 제품 21만 톤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기대 매출은 연간 1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GS화학으로부터 롯데케미칼은 BPA를 공급받아 생산하고 있는 폴리카보네이트(PC)를 생산할 수 있다. 현대케미칼 사례와 마찬가지로 공급망 확장과 가격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재계는 추후 동향에 주목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2030년까지 글로벌 7위 화학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향후 성장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기존 사업을 포함해 롯데케미칼이 접근하지 않은 영역에서 국내 경쟁사들과 협업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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