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시공능력 점검]제일건설, 10년 만의 순위 역성장…외형 성장 '주춤'20위권서 다시 30위권 하락…경영평가액 지표는 '양호'
고진영 기자공개 2020-08-14 13:06:2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파트 브랜드 ‘풍경채’로 알려진 제일건설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에서 순위가 뒷걸음질했다. 시평액이 소폭 오르긴 했지만 경쟁사들의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한 탓이다. 최근 주춤한 실적 성장세가 시평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제일건설은 2020년 시공능력(토목건축)평가 순위에서 31위를 기록했다. 2019년 26위를 차지했는데 5계단 내려앉았다. 지난해 제일건설보다 순위가 낮았던 동부건설(21위), 우미건설(26위), 대방건설(27위), 동원개발(30위) 등에 추월을 허용했다.
이 회사는 그간 시평에서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해왔는데 순위가 하락한 것은 10년 만이다. 제일건설은 2009년 148위에서 2010년 165위로 떨어진 뒤로 지난해까지 매년 순위가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2014년에는 30계단 이상 수직상승하면서 10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이후로도 2017년까지 연간 두 자릿수씩 순위가 점프했고 2018년에는 6계단, 2019년에는 5계단이 뛰었다. 그러나 올해 이런 기세가 꺾이면서 2년 전과 같은 위치인 31위로 다시 미끄려졌다.
순위가 후퇴한 이유는 시평액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2020년 제일건설 시평액을 보면 1조3943억원으로 전년(1조3664억원) 대비 745억원(5.8%) 오르는 데 그쳤다. 시평액 중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이 모두 늘어났으나 그 폭이 미미했다.
반면 제일건설을 밀어낸 동원개발이나 우미건설, 대방건설, 동부건설 등의 경우 올해 시평액이 각각 26%, 24.3%, 17.4%, 46.6%씩 확대돼 자연스레 순위 역전이 일어났다.
이런 순위 변화는 제일건설의 실적 추이와 흐름을 같이 한다. 제일건설은 광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견 건설회사다. 1978년 제일주택건설로 출발해 호남 지역을 주요 기반으로 삼고 주택사업을 펼쳐왔다. 원래 사업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 1년에 한두 개 정도의 택지를 활용해 아파트를 분양했다.
하지만 2014년을 전후로 자체 주택개발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근거지에서 벗어나 전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폭발적인 외형성장이 가능해졌다. 2011년까지만 해도 별도 기준 매출이 882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484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듬해는 8007억원을 기록하면서 외형이 2배 가까이 불었고 2017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2017년 고점을 직은 이후로는 실적이 2년째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분양수입이 감소한 여파로 2018년 8708억원, 2019년 7173억원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공사실적평가액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시평 순위 부진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다만 재무적으로는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총차입급이 현금성자산보다 적은 순현금 기조를 2015년부터 5년 내리 지속 중이다. 작년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3%, 차입금 의존도는 1.8%에 그쳤다. 자본 규모 역시 2019년 기준 7069억원으로 작년(6070억원)보다 16.5%, 5년 전인 2014년(653억원)과 비교해 10배 이상 늘었다.
덕분에 제일건설은 시평 항목 중 경영평가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올해 제일건설의 경영평가액은 9504억원인데 이는 전체 건설사들 가운데 18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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