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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WM 거버넌스]우리은행, 금융상품 판매 ‘이사회’까지 나섰다고난도 금융상품, 전문가 사외이사 포진 이사회가 최종승인…행내 영업조직 개입 차단

이민호 기자공개 2020-12-02 13: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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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계기로 은행과 증권사 자산관리 조직의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금융회사들은 상품 심의 절차를 추가하고 리스크관리 조직을 개입시키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부여했다. 사후관리 절차에서는 전담조직을 출범시켜 수익률 점검과 리밸런싱 등 지속성을 보강했다. 더벨이 각 은행과 증권사의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개선현황을 짚어보고 관련 조직과 핵심인물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이사회가 자산관리 조직 거버넌스의 최정점에 등장했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이사회 승인을 얻지 않고서는 판매가 불가능하도록 체계를 정비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내부에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고 금융전문가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 의결 추가는 상품 선정·도입 최종단계에서 행내 영업조직의 개입이 차단되는 효과를 낳았다. 이 때문에 고위험상품의 출시 빈도가 줄어들고 안정적인 상품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되는 효과가 전망된다.

◇고난도상품 이사회 최종승인…자산관리 거버넌스 최정점 개입

우리은행은 지난해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자산관리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거버넌스 보강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보강 방향은 큰틀에서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DLF 사태 후속대책으로 내놓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위해서는 이사회 승인을 최종적으로 거치도록 한 점이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파생상품 내재 등의 이유로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 이상인 상품을 별도로 구분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개선방안 발표 당시 금융투자협회가 제정할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표준영업행위준칙’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여부를 이사회 의결을 통해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할 것을 주문했다. 내부통제 시스템의 중요성이 특히 부각되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과정에서 의사결정 책임을 명확히 해 관리·감독 의무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금융투자협회가 표준준칙을 완성한 것은 올해 6월로 우리은행은 이를 선제적으로 거버넌스 정비에 반영했다.

일반적인 사모펀드의 경우 자산관리상품위원회의 승인까지 얻으면 판매가 가능해진다. 자산관리상품위원회는 △자산관리그룹장 △개인그룹·중소기업그룹·디지털금융그룹 등 영업그룹장 △리스크관리그룹장(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등 임원이 대거 참여하는 상품 선정·도입 절차에서의 실질적인 핵심조직이다.

하지만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한해 자산관리상품위원회 승인 이후에도 은행장의 전결을 받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은행장 전결 이후 최종적으로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곳이 바로 이사회다. 이사회 의결을 위해서는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 이상 참석과 참석자의 과반 이상 찬성을 만족해야 한다.

◇리스크관리위원회 핵심 부상…행내 영업조직 개입 차단

이사회가 상품 선정·도입 절차에 개입하면서 이사회 내부에 별도로 설치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은행경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으로 금융전문가 사외이사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적정투자한도 및 손실허용한도 승인, 자본관리계획 및 자본조달계획 결의, 인수·합병(M&A) 및 신사업진출 관련 리스크 심의 등을 담당한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노성태 사외이사 △박상용 사외이사 △박수만 사외이사 △유대일 비상임이사 등 모두 네 명으로 구성돼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 이사는 한국경제연구원장과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을 지내는 등 금융·경제 분야 전문성이 뚜렷한 인물이다. 현재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상용 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수만 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M&A 자문변호사로 오랜 기간 재직했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수정재 대표번호사로 있다. 유 이사는 우리금융지주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기금정책부장으로 재직 중이며 창조경영실장과 홍보실장 등을 거쳤다.

이사회 개입은 단순한 절차 추가를 넘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출시가 크게 까다로워졌음을 의미한다.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자산관리상품위원회 단계까지 가능했던 행내 영업조직의 개입이 최종 이사회 의결 단계에서는 차단됐기 때문이다. 이는 고위험상품 출시 빈도가 줄어들고 안정적인 상품 위주로 라인업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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