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WM 거버넌스]우리은행, 상품위원회 'CRO·CCO' 힘 제대로 실었다외부전문가 CRO 영입, 영업통 부행장 CCO 선임…사후관리 조직 신설
이민호 기자공개 2020-12-02 13:25:50
[편집자주]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계기로 은행과 증권사 자산관리 조직의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금융회사들은 상품 심의 절차를 추가하고 리스크관리 조직을 개입시키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부여했다. 사후관리 절차에서는 전담조직을 출범시켜 수익률 점검과 리밸런싱 등 지속성을 보강했다. 더벨이 각 은행과 증권사의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개선현황을 짚어보고 관련 조직과 핵심인물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상품 선정·도입 핵심조직인 자산관리상품위원회에서 리스크관리그룹장(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과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에 막강한 힘을 실었다. 리스크관리그룹장에는 외부 리스크관리 전문가를 영입했고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에는 개인·기관·중소기업 영업을 두루 경험한 부행장급 임원을 선임했다.리스크관리 조직이 상품 선정·도입의 가장 앞 단계부터 개입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자산관리상품위원회 이전에 부서장급 협의회를 신설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질적 핵심조직 ‘자산관리상품위원회’…그룹장+외부자문위원 참여
자산관리상품위원회는 임원급 그룹장들로 구성된 상품 선정·도입 절차에서 실질적인 핵심조직이다. 은행장 전결과 이사회 승인까지 얻어야 하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사모펀드는 자산관리상품위원회 승인까지 얻으면 판매가 가능해진다.
자산관리상품위원회 의장은 자산관리그룹장이 맡는다. 자산관리그룹장은 신명혁 부행장이 맡고 있다. 신 부행장은 주로 영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로 2017년 신탁연금그룹장에 선임됐고 지난해 3월 중소기업그룹장에 올랐다. 그해 9월 DLF 사태로 WM그룹장이 공석이 되자 우리은행은 일선 영업 경력과 신탁연금그룹에서의 파생결합신탁(ELT) 판매 경험이 풍부한 신 부행장을 불러들였다. WM그룹은 올해 2월 자산관리그룹으로 개편됐다.
자산관리상품위원회에는 자산관리그룹장 외에도 △개인그룹·중소기업그룹·디지털금융그룹 등 영업그룹장 △리스크관리그룹장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중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리스크관리그룹장과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이다. 그룹장별 상호 견제를 통해 영업그룹장들의 찬성이 있어도 이 두 그룹장이 반대표를 행사한다면 상품 출시가 불가능하다.
리스크관리그룹은 전상욱 상무가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리스크관리그룹장에 선임된 전 상무는 아서앤더슨, 베어링포인트, AT커니, 프로티비티 등 글로벌 컨설팅펌에서 기업 리스크분석 업무를 수행했고 이후 한국은행에서 통화금융정책 업무를 담당했던 리스크관리 전문가다. 리스크관리그룹장 선임 이전에는 우리금융그룹 계열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몸담았다.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은 우리은행이 올해 2월 출범시킨 조직이다. 기존 소비자브랜드그룹이 금융소비자보호그룹과 홍보브랜드그룹으로 분리됐는데 소비자보호 전담조직이 그룹 단위로 격상된 셈이다.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은 올해 6월 개인그룹장에서 이동한 최홍식 부행장이 맡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 출범 직후 상무급 임원이 그룹장을 맡았던 것과 비교하면 행내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다. 최 부행장은 기관그룹장과 중소기업그룹장 등 핵심 영업그룹장을 두루 역임한 경험도 있어 전반적인 소비자보호 체계를 향상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다.
자산관리상품위원회에는 그룹장 외에도 자문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내부 임원뿐 아니라 외부 금융·법률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소속 전문인력이 투입되며 은행장 직속 준법감시실 소속 변호사도 포함돼있다.
◇'필터링 강화' 부서장급 협의회 신설…사후관리 집중 ‘고객케어센터팀’ 출범
가장 앞단인 상품선정 소관부서의 검토 때부터 리스크관리 조직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한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상품 사전검토는 자산관리그룹 산하 제휴상품부에서 담당한다. 제휴상품부는 신탁, 펀드, 방카슈랑스 등 금융상품 공급의 최전선에 있는 부서다. 소속변호사의 법률 검토와 리스크매니저의 리스크 검토를 1차적으로 완료한 사모펀드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리스크관리그룹 산하 리스크총괄부가 재차 검토한다.
제휴상품부 사전검토를 완료한 사모펀드에 대해 자산관리상품위원회 상정 이전 자산관리상품실무협의회로 이름 붙인 신설조직의 승인을 받는 절차도 추가됐다. 의장을 맡는 제휴상품부장뿐 아니라 △개인고객부·중소기업고객부·디지털영업부 등 영업부서장 △리스크총괄부장 △금융소비자보호부장 등 상품 선정·판매·사후관리의 전체 과정에 관여하는 부서장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산관리상품위원회에 소속된 그룹장들의 의결 이전 각 그룹 산하 부서장들의 검토를 먼저 거치도록 단계를 보강한 셈이다.
우리은행은 판매 이후 사후관리를 위한 조직으로 고객케어센터팀을 출범시켰다. 금융당국이 주문한 투자자 보호 개선방안에는 판매 사후 성과분석과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는데 이 기능을 전담하는 조직이 고객케어센터팀이다.
고객케어센터팀은 부서 단위에 소속되지 않고 자산관리그룹장 직속으로 배치됐다. 자산관리그룹 산하에 두고 자산관리전략부, PB고객부, 제휴상품부와 함께 자산관리 프로세스 전반을 모두 커버하면서도 별도 조직으로 전문성을 갖추겠다는 의도다. 고객케어센터팀은 △펀드상품 모니터링 및 자산관리영업 사후관리 △상품가입 서류 및 해피콜 점검을 통한 완전판매 확인 △펀드상품 리스크 리뷰 등 역할을 담당한다.
상품 선정·도입과 사후관리 외에 판매 단계에서도 투자자 보호장치가 강화됐다. 먼저 특정 운용사와 고위험펀드에 대한 고객 투자한도에 제한을 뒀다. 고객의 자산현황이나 손실감내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투자를 권유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가입 이후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철회를 보장하는 고객철회제도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외에 △설명의무(녹취제도)·숙려제도 강화 △허위·과장광고 금지 △해피콜 시스템 개편 △고객 가입양식 개선 △자체 미스터리쇼핑 강화 등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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