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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eu 2020]'수십조 밸류' 초대형 IPO 속속, 한국증시 격세지감크래프톤·카뱅에 LG솔루션 기대…빅딜 소화 여력 '역대급'

양정우 기자공개 2020-12-16 14:16:1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5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자본시장의 키워드로 '기업공개(IPO)'가 꼽힌다. 역대급 공모주 광풍 속에서 상장 밸류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IPO가 잇따라 시동을 걸었다. 이들 빅딜이 내년 상장을 마무리하면 증권시장 개장 이래 최대 공모 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기업가치가 조 단위인 IPO엔 외국계 IB가 반드시 주관사로 합류했다. 국내 시장만으로 조 단위 공모를 소화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하지만 이제 청약 증거금으로 60조원이 모이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내년 초대형 IPO 릴레이는 한국 증시의 글로벌 평판이 격상될 기회로 여겨진다.

◇수십조 밸류 IPO, 내년 릴레이 예고

올해 하반기 크래프톤(대표주관사 미래에셋대우)과 카카오뱅크(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가 IPO 주관사단을 확정했다. 두 딜은 상장 밸류가 수십조원에 달할 초대형 IPO로 꼽히고 있다.

IB업계가 주관사 경쟁을 벌이는 단계에선 크래프톤의 몸값으로 15~20조원, 카카오뱅크의 밸류로 20조원 안팎이 제시됐다. 물론 경합 단계에서 시도한 밸류에이션이어서 '몸값 인플레'를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10조원을 훌쩍 넘은 적정시가총액으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건 분명한 수순이다.

역대 국내 IPO 가운데 몸값이 가장 비쌌던 건 2010년 삼성생명 딜이다. 당시 최종 공모가가 11만원으로 확정되면서 상장 밸류가 21조원에 달했다. 공모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인 4조8881억원을 기록했다.

만일 내년에도 공모주 투자 열기가 지속될 경우 카카오뱅크가 기록 갱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환산 시가총액이 40조원에 육박한 장외 시세엔 IB업계 대다수가 부정적 시각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주관사 제안서를 쓰면서 도출했던 20조원 대 몸값은 시장 여건에 맞춰 현실화될 여지가 있다.

아직 주관사를 뽑지 않은 LG에너지솔루션도 내년 상장이 기대되는 초대형 IPO다. LG화학에서 분사되기 전 유통시장에서 이미 배터리 성장 여력을 평가받은 전력이 있다. 증권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몸값으로 45조~50조원을 책정한다. 내년 IPO를 시도할 경우 역대 최대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것으로 관측된다.

◇공모 시장도 역대 최대 규모 예약

내년 초대형 IPO에 힘입어 공모 시장 역시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두 딜의 공모 규모만 합해도 6조~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과거 IPO 시장이라면 최대어급에 속하는 빅딜도 줄줄이 상장에 도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HK이노엔,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 조 단위 IPO가 즐비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지만 상장 밸류가 1조원이 넘는 딜도 적지 않다.

과거 IPO 시장에서 연간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해는 2010년이다. 역시 삼성생명의 기여가 가장 높았다. 한화생명(옛 대한생명)도 약 1조8000억원의 공모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 딜을 제외하면 나머지 IPO는 모두 중소형 딜에 불과했다. 전체 공모 규모가 10조원을 밑돌았던 이유다.


증권업계는 내년 공모 시장이 15조~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한국 증시의 위상이 격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상장에 시동을 건 초대형 IPO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까지 가세하면 현격한 격차로 역대급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국내 IPO 시장은 침체 일로를 걸었다. 2018년 최대어인 애경산업의 공모 규모가 1979억원에 불과했을 정도다. 지난해엔 랜드마크 딜이 롯데리츠(4229억원)였다.

◇체급 바뀐 국내 시장, 조 단위 빅딜 거뜬

초대형 IPO가 상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건 한국 공모 시장의 저력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빅딜을 소화할 수 있는 여력이 과거 수준과 눈에 띄게 달라졌다.

종전 최대 IPO였던 삼성생명 딜에선 공모주를 매입하려는 청약 증거금이 19조8444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시엔 1997년 상장한 KT&G의 11조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카카오게임즈에 몰린 청약 증거금은 58조5542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체급 자체가 뒤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IPO 시장에선 조 단위 IPO의 주관사단에 외국계 IB가 합류하는 게 관례로 굳어져 있다. 공모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면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만으로 완판을 벌이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외국 투자 기관을 유치하는 게 IPO 완주의 핵심 과제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공모 시장엔 격세지감을 느낄 만한 여건이 조성돼 있다. 하반기 갱신된 코스피 최고 청약경쟁률(명신산업, 1373대 1)을 감안하면 웬만한 조 단위 딜은 국내 세일즈만으로 충분히 매듭지을 수 있다. 다만 상장 이후 중장기 주가 흐름까지 고려하면 미리 외국계 IB와 소통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 최대 수혜자는 IPO를 주관하는 증권사다. 물론 빅딜일수록 상장수수료율이 낮아지지만 초대형 IPO는 수수료 산정의 기준인 공모 규모 자체가 워낙 크다. 대표 주관을 꿰찰 증권사의 IPO 파트는 역대급 수수료 수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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