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일규 아시아신탁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했다. 배 대표는 신한금융그룹 출신 임원이 아시아신탁 임원진에 대거 포진되는 상황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아시아신탁이 올해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바탕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낸 덕에 그룹에서도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배 대표의 아시아신탁 사장 연임을 추천했다. 배 대표는 내년 1월 1일부터 1년 간의 임기를 다시 한 번 보장 받았다.


배 대표의 연임은 아시아신탁 임원진이 신한금융그룹 출신으로 바뀌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4월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된 후 신한은행 출신 임원을 대거 영입했다. 상근 임원 6명 중 절반인 3명이 신한은행 출신이다. 아시아신탁 출신과 신한은행 출신 임원이 정확히 동률로 나뉘어져 상근 임원을 맡고 있다.

신한은행 출신 상근 임원으로는 신한은행 중부본부장 출신 윤보한 기획·재무부문 전무, 신한은행 리스크총괄부장을 맡았던 장래관 리스크관리 상무, 신한은행 압구정중앙지점장이던 이영철 준법관리 상무 등이 있다. 비상근으로 일하는 기타비상무이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정운진 신한금융그룹 GIB사업부문장, 김태연 신한금융지주 본부장 등도 신한금융그룹 출신에 포함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 인사에서는 아시아신탁 대표이사가 신한금융그룹 출신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자경위 전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금융그룹은 배 대표를 믿고 내년에도 아시아신탁 경영을 맡기기로 했다.

배 대표의 연임 배경으로는 신한금융그룹의 부동산 사업 기조와 발맞춘 적극적인 사업 행보가 꼽힌다. 신한금융그룹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사업 개발을 통해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해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아시아신탁은 그룹이 내비친 사업 확장 의지에 대응해 4월 '신한부동산 밸류 플러스' 상품을 출시하며 신사업 진출 의사를 밝혔다. 이 상품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부동산 투자자문서비스에 아시아신탁의 부동산 개발 및 관리 서비스를 접목한 것으로 신탁업 경험을 살려 개발 초기부터 차후 관리까지 아시아신탁이 담당한다. 아시아신탁은 이 사업을 위해 별도 조직도 마련했다.

더불어 본래 강점이 있던 부동산신탁 사업에서도 기존 보수적인 수주 기조에서 벗어나 다소 위험이 있는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를 늘리며 실적을 크게 증가시켰다. 아시아신탁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은 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고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 증가했다.


1963년생인 배 대표는 1989년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첫 직장으로 지금은 GS건설로 이름이 바뀐 옛 LG건설에 입사했다. 배 대표는 LG건설 건축사업관리 담당 과장으로 일하다가 신탁업에 뛰어들었다. 1999년 코레트신탁(옛 대한부동산신탁) 신탁사업관리 담당 과장으로 시작해 2001년 한국자산신탁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자산신탁에서는 신탁영업과 사업관리를 맡았다.

아시아신탁에 합류한 것은 2007년부터다. 2007년 신탁1팀 팀장을 시작으로 2009년 신탁사업4본부 본부장, 2012년 신탁사업4본부 상무, 2013년 전무직무대리, 2014년 대표이사 부사장 등 승진을 거듭해왔다. 2017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