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 수익성 약화에도 AA급 방어 '이상 무' [발행사분석]시장지위 압도적, 이익창출력 견고…유플러스와 '규모의 경제' 달성 전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1-01-18 14:31:5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헬로비전이 AA급 신용도를 앞세워 2년 연속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한때 신용등급이 A+와 AA-로 엇갈려 고전했지만 LG그룹 울타리에 든 이래 투자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사실상 은행 차입금이나 다름없는 유동화차입금을 갚는 데 쓴다.LG헬로비전은 최근 몇 년 동안 수익성이 약화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감은 높다. LG그룹에 속한 데다 LG유플러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영업을 연계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탄탄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이익창출력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성장전망이 흐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 빚 ‘털어낸다’
LG헬로비전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구조는 3년물 800억원, 5년물 500억원으로 설정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으로 증액발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발행일은 25일이다. 대표주관업무는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 5곳이 맡았다.
LG헬로비전은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을 씨제이에이치제일차에서 빌린 1500억원을 차환하는 데 전액 사용한다. 이 차입금은 씨제이에이치제일차라는 이름의 SPC가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LG헬로비전에게 1500억원의 대출을 해주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 대출채권과 하나은행, 국민은행과 체결한 이자율스왑계약 등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 차회차 ABCP 발행대금 등을 재원으로 기존 ABCP를 만기까지 차환발행하는 구조다. SPC는 하나은행, 국민은행과 업무·자산관리 위탁계약을 맺었다. 또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ABCP 매입보장과 신용공여도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여신성 자금인 셈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LG그룹 계열사들이 은행 차입을 꺼리는 만큼 LG헬로비전도 공모채를 통해 이 차입금을 차환하려는 것”이라며 “과거 LG헬로비전이 스플릿(등급 불일치) 상태에 빠지면서 발생한 빚”이라고 말했다.
씨제이에이치제일차에서 돈을 빌렸던 2018년 6월 LG헬로비전의 신용등급은 A+와 AA-로 엇갈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6년 LG헬로비전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내린 이후 유지했지만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같은 기간 AA-를 고수했다.
당시 LG헬로비전은 공모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다. 2017년 1월 공모채 발행 당시 연초효과를 보지 못한 채 5년물에서 미매각을 냈다.
LG헬로비전이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은 2019년이다. 그해 12월 최대주주가 CJENM에서 LG유플러스로 바뀌면서 LG그룹에 편입됐다. 이에 따라 사명도 CJ헬로에서 LG헬로비전으로 고쳤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LG헬로비전을 신용등급 상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고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AA-를 유지했다.
◇이익창출력 견고, 유플러스와 시너지 기대
LG그룹에 인수된 이래 LG헬로비전은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연전연승을 거뒀다. 지난해 1월과 9월 두 차례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수요예측 경쟁률이 각각 9.4대 1, 6.1대 1을 기록했다. 특히 1월 공모채 발행 당시에는 수요예측에서 1조원이 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LG헬로비전의 수익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LG헬로비전은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2017년 729억원에서 201년 304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그러나 신용도를 방어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기업평가는 “경쟁심화로 가입자 정체,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지만 견조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하는 데 힘입어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주주인 LG유플러스와 사업연계성을 강화해 점차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헬로비전은 국내 최대의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케이블TV업계에서 1위에 올라 있으며 유료방송시장에서는 3위 수준인 387만명의 방송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일으켜 이익창출력을 유지하는 근간이 되어 주고 있다.
덕분에 LG헬로비전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3000억원 규모의 EBITDA를 안정적으로 창출하며 차입금을 빠르게 갚고 있다. 순차입금은 2015년 말 709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145억원으로 줄었다.
LG유플러스와 시너지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LG헬로비전과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시장 가입자수를 합치면 업계 2위에 해당한다. 이는 비용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기가인터넷 커버리지 확대, 마케팅 경쟁력 강화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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