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는 DB그룹]증설 못하나 안하나…하이텍의 남은 과제는④공급 부족 사태에도 증설 신중모드…차기 리더군 부사장단 4명 관심
김슬기 기자공개 2021-02-04 08:13:41
[편집자주]
금융 중심으로 재편된 DB그룹이 다시 제조업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동부' 대신 DB로 그룹명을 바꾼지 3년만의 일이다. 국내 최초로 파운드리 사업을 두드렸던 DB하이텍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다시 제조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세 김남호 회장 시대를 맞이한 DB그룹의 제조업 위상과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13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잘 나가는 DB하이텍에도 고민이 있다. 현재 공장 가동률이 100%에 이를 정도로 초호황이지만 문제는 다음 단계다. 외부에서는 파운드리 수요 확대로 생산라인 증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DB하이텍은 주력으로 하고 있는 8인치(200㎜) 웨이퍼 사업의 특성상 대규모 증설보다는 보완투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사업적인 고민 뿐 아니라 내부적인 고민도 있다. 10여년간 DB하이텍을 이끌어온 최창식 부회장 다음 세대도 고민해야한다. 그는 DB하이텍의 흑자전환과 이익 창출에 큰 기여를 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다만 40대인 김남호 회장과 60대인 최 부회장 간의 간극을 메우고 다음을 이끌 인물들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는 시점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DB하이텍의 경기도 부천 공장과 충북 음성에 있는 상우 공장의 가동률은 100%에 가까운 수준이다. DB하이텍은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카메라 이미지센터(CIS), 전력반도체(PMIC) 등 수요가 확대되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DB하이텍 증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급 부족의 상황에도 회사 측은 증설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현재 증설 투자 얘기가 나오는 TSMC와 삼성전자와는 아예 사업 내용이 다르다는 것이다.
앞선 회사들이 300㎜ 웨이퍼를 이용, 5세대 통신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을 소품종 대량생산하고 있는 반면 DB하이텍은 200㎜ 웨이퍼를 중심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로 라인을 증설해도 매출과 수익성 증대로 바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기업 미래를 위한 투자는 이뤄져야 하지만 반도체 라인 건설에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고 고객의 수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보틀넥(병목) 공정에 대한 투자에 집중,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섣부르게 증설을 검토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과거 대규모 신디케이트(Syndicate)론의 악몽도 한몫하고 있다. 2004년 옛 동부전자가 KDB산업은행 및 14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체결한 1조1400억원과 1억5000만달러(약 1716억원)의 신디케이트론도 큰 부담이었다. 적자도 적자였지만 연간 감당해야 하는 금융비용이 한때는 1900억원대(2009년 연결)까지 높아졌다.
현재 DB하이텍은 꾸준한 대출 상환으로 2017년 신디케이트론을 모두 상환했고 2020년 3분기말 차입금 수준은 1300억원대로 낮췄다. 라인 증설은 대규모 투자금을 수반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안정적인 재무상황을 뒤흔들기는 쉽지 않다. 2020년 3분기말 부채비율은 48.1%, 차입금 의존도는 12.8%다. 차입금이 최대치였던 2008년(2조1557억원)에는 부채비율이 347.2%, 차입금의존도가 57.1%였다.

세대 교체도 고민거리다. 60대의 최창식 부회장을 이을 차기 리더 선출 과정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이슈다.
차기 리더군으로 꼽히는 부사장단은 총 4명이다. 양승주 경영지원실장(CFO)과 이윤종 기술개발실장, 조기석 파운드리 영업본부장, 이상기 공정개발실장 등이다. 양 CFO는 현재 등기임원으로 올라 있지만 재무안정화가 된 상황에서 엔지니어 출신인 이윤종 부사장에 가장 큰 이목이 쏠린다.
1961년생인 이윤종 부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를 거쳐 1998년 동부그룹에 합류했다. 2015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현재 부사장단 중 가장 부사장 재직기간이 길다. 그는 기술개발의 핵심으로 DB하이텍의 기술 선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2015년 12월에 승진했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에서 박사를 마쳤고 1994년 동부그룹에 입사, 반도체 사업 초기 전략기획업무를 담당했다. 대만과 중국지역 영업담당으로 파운드리 사업확대에 주도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기 부사장은 2020년 1월 승진했고 현대전자 선임연구원을 거쳐 2000년에 DB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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