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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전략' 루트엔글로벌, 설립 4년만에 흑자 결실 [헤지펀드 운용사 실적 분석]공모주 성과보수·고유재산 투자 성공…윤만중 신임 CIO '색깔내기'

양정우 기자공개 2021-05-25 08:12:02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1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퀀트 전략 하우스'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이 설립 4년만에 흑자 전환의 결실을 맛봤다. 공모주 투자를 통해 성과보수를 챙긴 데 이어 고유재산 투자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2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3월 결산 법인인 루트엔글로벌운용은 지난해(2020년 4월 초~2021년 3월 말) 영업수익(매출액)으로 14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전년(2019년 4월 초~2020년 3월 말)까지 지속적으로 적자가 누적돼 왔다. 이제 신생사로서 성장통을 끝내고 안정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후 첫 펀드인 '루트엔글로벌 알파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만 운용할 때는 영업수익이 1억원에 못 미쳤다. 퀀트 전문 하우스가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고정비 부담을 해소하지 못해 순손실 규모가 점차 확대됐다.


두 번째 펀드인 '루트엔글로벌 코리아좋은성장 전문투자형1호'는 루트엔글로벌의 성장 저력이 확인된 상품으로 꼽힌다. 2020년 연간 수익률이 60%를 넘어설 정도였고 지난달 말 기준 누적 수익률도 120%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2019년부터 신규 설정한 각종 공모주 펀드(코스닥벤처펀드)가 근래 기업공개(IPO) 열풍에 수혜를 입었다. 모두 수익률이 껑충 뛰면서 성과보수가 발생해 흑자 전환에 효자 노릇을 했다. SK바이오팜 등 '핫'한 빅딜에 참여해 공모주를 우선 배정 받은 게 주효했다.

지난해 펀드를 운용한 대가인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가 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수년 간 펀드 운용 보수는 2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고유재산 투자(운용사 펀드 출자금 포함)의 결과인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도 8억원을 기록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27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분기 말(297억원)보다 위축됐지만 지난해 1분기 말(225억원)과 비교해 성장한 수치다.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는 아니지만 신생 퀀트 운용사로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보수적 비용 집행도 흑자 전환을 거두는 데 한몫을 했다. 영업수익의 확대 속에서도 영업비용을 오히려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대표적 고정비인 판매관리비는 증가 추세이지만 인쇄비, 접대비 등 세부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퀀트 투자의 강점이 드러나는 시기는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은 물론 금융자산의 몸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보수적 투자 기조가 우세를 보일 때 퀀트 분석의 철학도 주목 받기 마련이다. 그간 쌓아온 퀀트 분석 노하우와 펀더멘털 기법을 토대로 특색 있는 펀드를 준비해 위기를 타개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 운용 전략을 강화하고자 윤만중 신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영입했다. 윤 상무는 옛 리먼브라더스와 CLSA증권 등을 거친 해외파 매니저다. 루트엔글로벌의 운용 철학에 미국 주식에 특화된 상품으로 투자 매력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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