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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은행 판도변화]대출채권 왕좌 'KB', 체면 차린 '부산·SC'⑩대형·준대형 시장 잠식 심화, 틈새시장 작아진 중소형은행

고설봉 기자공개 2021-08-25 07:37:03

[편집자주]

국내 은행들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예대마진이란 공통의 영업방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저금리 영향으로 대출시장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경쟁구도도 한층 더 복잡해졌다. 특히 각종 지표들을 살펴보면 은행간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엿보인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제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은행업권의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출채권은 은행들의 외형 확대 및 수익 추이 등을 짚어볼 수 있는 핵심 자료다. 대출채권의 규모와 그 속에 내재된 각 채권 현황 등을 통해 개별 은행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5년 국내 은행산업 대출채권 규모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주로 대형은행과 준대형은행 주도로 성장세가 이뤄졌다. 은행산업의 주도권을 쥔 이들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은행과 국책은행 등은 이러한 외형 확대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몸집 한껏 불린 '대형·준대형' 은행

대출채권은 은행의 영업활동 과정에서 수익창출 활동으로부터 발생한 채권이다. 주로 원화대출금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 외화대출금, 콜론, 매입어음, 매입외환, 지금보증대지급금, 신용카드채권, 환매조건부채권, 사모사채, 팩토링채권, 금대출, 기타대출채권 등으로 구성된다

각 은행들은 대출채권 가운데 현재의 손실이나 미래 발생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에 대해선 별도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이후 현재가치할증차금을 가감한 뒤 총 대출채권을 산출한다. 이에 따라 각은행들이 공시한 대출채권은 실제 은행들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핵심 자산이다.

더벨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토대로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집계했다. 그 결과 2021년 1분기 말 현재 19개 은행이 보유한 대출채권의 총계는 2317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9.81% 증가한 수치다.

국내 은행들의 대출채권 규모는 2016년 1분기 말 1652조원, 2017년 1분기 말 1740조원, 2018년 1분기 말 1827조원, 2019년 1분기 말 1951조원, 2020년 1분기 말 2110조원 등 매년 증가해 왔다. 은행산업 전체 볼륨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체 은행 가운데 대출채권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333조원의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19개 은행들의 대출채권 총계 가운데 국민은행 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대출채권 기준 시장 점유율)은 14.36%를 기록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하나은행의 옛 외환은행 인수합병을 계기로 현재의 은행간 경쟁체제가 펼쳐진 2016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1개 분기 가운데 대출채권 기준으로 한 은행 순위에서 18번 1위를 차지했다.

올 1분기 기준 대출채권 규모 2위는 신한은행이다. 309조원의 대출채권을 보유 중이다. 시장 점유율은 13.32%로 1위인 국민은행과 격차는 1.04%로 벌어졌다.

신한은행이 대출채권 규모 2위로 올라선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한동안 신한은행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밀려 3위나 4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2019년 4분기를 기점으로 2021년 1분기 말 현재까지 계속해 2위를 지키고 있다.

신한은행의 2위 부상 이전까지 대출채권 규모 2위를 차지했던 곳은 우리은행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2016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대출채권 기준 은행간 경쟁에서 3분기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이후 2016년 4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10개 분기 동안 2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대출채권 규모를 늘리며 맹추격 해왔고 우리은행은 2019년 4분기부터 대출채권 기준 4위를 기록 중이다.

하나은행은 신한은행과 함께 2019년 4분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대출채권을 확대하며 순위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이 때부터 줄곧 대출채권 기준 3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신한은행과의 점유율 경쟁에서 0.47% 포인트 차이로 격차를 좁히며 바짝 추격 중이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도 대출채권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6년 1분기 말 11.49%였던 농협은행의 대출채권 점유율은 올 1분기 말 11.59%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11.2%였던 기업은행의 대출채권 기준 점유율은 11.45%로 성장했다.


◇경쟁에서 밀린 중소형은행, 국책은행도 위태

중소형은행들의 경쟁은 판도가 크게 변하는 모습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SC제일은행이 2%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하는 가운데 다른 중소형은행들은 오히려 점유율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부산은행은 중소형은행 가운데 대출채권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2016년 1분기 말부터 2021년 1분기 말 현재까지 21개 분기 가운데 19개 분기 동안 1위를 지켰다. 다만 전체 은행 가운데 대출채권 점유율은 미미하다. 부산은행이 최대로 점유율을 높였을 때도 2.27%에 그쳤다.

그 뒤를 대구은행과 SC제일은행이 추격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1.9%대 점유율을 매년 끌어올리며 2021년 1분기 말 현재 2.15%까지 높였다. 대구은행의 경우 2016년 1분기 2.03% 점유율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올 1분기 말 현재 대출채권 기준 점유율은 2.1%를 기록 중이다.

씨티은행과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수협은행 등은 오히려 최근 대출채권 점유율이 하락했다. 개별 분기별 등락을 거듭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들의 대출채권 규모는 국내 은행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해 낮아지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하락세는 더 가팔랐다. 산업은행의 대출채권 기준 점유율은 2016년 1분기 말 8.64%에서 매 분기 하락세를 거듭해 올 1분기 말 기준 7.44%까지 떨어졌다. 대기업 및 산업계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대출채권이 기업 정상화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으로 빠져 나가며 그 규모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입은행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2016년 1분기 말 4.42%였던 수출입은행의 대출채권 점유율은 올 1분기 말 3.17%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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