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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커머스' 합병으로 현금곳간 '두둑' 멜론 떼낸 빈자리, 커머스가 상쇄…현금성자산 4600억 추가 확보

김슬기 기자공개 2021-09-13 07:56:5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커머스 흡수합병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가용 현금성자산이 4600억원 가량 늘었다. 이와 함께 커머스의 현금창출능력을 흡수하면서 멜론 분사로 인해 악화된 본사 자체의 수익성을 보완하는 효과도 얻었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카카오커머스 지분 100% 취득 절차를 완료했다. 합병비율은 1대 0으로 합병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합병으로 이뤄졌다. 카카오커머스는 2018년 12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카카오쇼핑을 모태로 한 자회사다. 2019년 카카오메이커스를 합병하며 승승장구하다가 다시 카카오에 흡수된 것이다.

커머스 합병으로 카카오의 별도기준 자본총계와 부채총계는 5조9997억원, 2조3571억원으로 각각 5.6%, 17.6% 늘어난다. 부채비율은 35%에서 39%로 증가했지만 내부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도 늘었다. 향후 커머스의 수익성을 감안하면 현금창출력도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말 기준 합병 전 카카오커머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475억원, 단기금융상품 3630억원 등 현금성자산은 5105억원이었다. 카카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797억원, 단기금융상품 655억원 등 7452억원이었다. 기타유동금융자산까지 감안하면 합병 후 카카오 본사의 현금성자산은 1조4156억원으로 불어난다. 단숨에 4640억원이 유입됐다. 원래 모회사가 자회사의 현금을 사용하기 위해선 배당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나 법인을 흡수합병할 경우 현금사용에 걸림돌이 없어진다.

그간 '카카오톡 선물하기', 톡스토어 '톡딜', 카카오쇼핑 라이브, 메이커스(주문형 생산플랫폼) 등 카카오커머스가 영위하던 사업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카카오톡의 플랫폼 파급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마케팅비용이 덜 들고 수익성이 좋았다. 기존 카카오 내 비즈보드(채팅목록 최상단에 있는 배너광고)와의 연관성도 높았다.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카카오커머스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2961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573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757억원에서 159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30%에 육박한다. 올해도 전년대비 50%대의 성장에 예상되고 있다. 지난 2분기 카카오톡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4662만명에 이르고 있어 커머스 사업의 성장 여지도 크다.

카카오는 수익성 좋은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상당량의 현금과 더불어 커머스의 현금창출력도 그대로 가져오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캐시카우였던 음원사이트 '멜론' 서비스 사업부문을 떼어내면서 빠진 현금창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는 2016년 1월 멜론의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매출구조가 바뀌었다. 인수에 들어간 자금만 1조8776억원(현금 1조1199억원+발행신주 7577억원)이었지만 카카오의 현금흐름 개선과 이익 증가를 가져왔다. 인수 후 멜론 등 뮤직콘텐츠에서 발생하는 매출만 해도 연간 5000억원 정도로 현금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올해 멜론을 분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병시키면서 본사 자체의 확실한 수익원이 사라졌다. 이번에 카카오로 들어가는 커머스 사업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톡 선물하기 등이 주력인 카카오커머스는 매출이 현금으로 반영되는 속도가 빠른 기업이다. 작년 매출이 5700억원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멜론의 빈자리를 커머스가 충분히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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