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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하나금융]은행·금투 경쟁구도…'형만한 아우’ 부상③'저성장' 은행, 3년만 반등 성공…‘초대형 IB’ 증권, 그룹 성장 주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28 07:33:23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가 올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순이익 약 80%를 담당하는 ‘투톱’으로 하나금융그룹을 ‘리딩금융’ 경쟁에 올려놓을 수 있는 핵심 계열사로 손꼽힌다. 그만큼 각자 업권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갖췄다.

성장의 양상은 다르다. 하나은행은 오랜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고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맏형의 체면을 차렸다. 반면 하나금투는 올해 한걸음 더 하나은행에 다가서는 모습이다. 아직 두 계열사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하나금투가 그룹의 성장을 주도하는 계열사로 올라선 것은 확실하다. 하나금투의 초고속 성장세에 기반해 하나금융은 올해도 성장 스토리를 이어나갔다.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 하나금투…하나은행 빈자리 채운다

하나은행은 최근 몇 년 성장률 저하를 보이며 맏형으로서 입지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실제 하나금융 순이익(연결 조정 전 계열사 순이익 단순 합계) 가운데 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81.66%, 2019년 79.26%, 지난해 69.06% 등 매년 낮아졌다. 올 3분기 누적 66.83%까지 하락했다.

빈 자리는 하나금투가 채워나갔다. 하나금융 순이익 가운데 하나금투 기여도는 2018년 5.92%에서 2019년 10.32%를 거쳐, 지난해 13.99%까지 높아졌다. 올 3분기 누적 14.02%로 한 단계 더 상승하며 입지를 한층 더 다졌다.

하나은행의 순이익 기여도 하락세는 크게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됐다. 우선 비은행부문 계열사들의 성장으로 인한 상대적인 기여도 하락이다. 다른 한 가지 요인은 하나은행의 정체된 성장세다. 이 부분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나은행은 매년 순이익 자체가 늘기는 했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했다. 특히 2018년 이후 사실상 성장세가 멈췄다. 반면 하나금투를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은 꾸준히 연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하나은행과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2018년 대비 2019년 하나은행의 순이익 성장률은 2.7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 전체 성장률은 5.9%였고, 하나금투 성장률은 84.59%로 집계됐다. 2019년 대비 2020년 하나은행은 오히려 마이너스(-) 5.86%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2018년 기저효과로 인해 순이익 자체가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 전체는 8.04%, 하나금투는 46.48%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도 과거 성장률 추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하나은행이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하나금융 전체 및 하나금투의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20년 3분기 대비 올 3분기 누적 하나은행 순이익 성장률은 17.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26.56%, 하나금투는 43.19%를 각각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저성장 이면에는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있었다. 영업수익(매출) 90% 이상이 대출자산을 기초로 한 이자수익으로 채워지는데, 이자수익의 크기를 결정하는 NIM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2018년 말 1.56%였던 NIM은 2019년 말 1.41%를 거쳐 지난해 말 1.28%까지 하락했다.

올 3분기 말 NIM이 1.40%까지 회복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동시에 사상 최대 가계대출 증가세에 올라타 대출자산을 확대하며 이자수익 자체를 키울 수 있었다.

하나금투는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의 증자에 기반한 자본 확충을 통해 ‘초대형 IB’로 도약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혁신, 글로벌 채널 확대 등 전방위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하나은행이 저성장에 멈춘 사이 하나은행과 하나금투의 격차는 줄었다. 하나은행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수익(매출) 순이익 1조953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투는 순이익 409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 순이익이 하나금투 순이익보다 4.77배 많다. 아직 단순 비교하기에는 차이가 크다.

다만 격차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순이익 격차는 2018년 13.80배, 2019년 7.68배, 2020년 4.7배 등 매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또 한번 차이를 줄이며 하나금투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수익성 유지한 은행…한 단계 점프한 금투

외형 성장과 더불어 내실 성장은 중요한 요소다. 이런 측면에서 하나은행과 하나금투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순이익률과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지표에서 두 계열사 나란히 수치를 끌어올렸다.

하나은행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률 7.9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6.82% 대비 1.1% 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2019년 3분기 7.14% 대비로도 확연한 상승세가 눈에 띈다. 단순히 순이익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라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연간 실적 규모로도 올해 수익성 개선세는 눈에 띈다. 지난해 순이익률은 5.62%는 물론, 2019년 7.12%를 넘어섰다. 통상 4분기 순이익 규모가 소폭 하락하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2019년 수준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2018년 기록했던 8.03% 순이익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순이익률 면에선 하나금투가 하나은행에 뒤쳐졌다. 다만 하나금투는 최근 4년 가운데 올해 최고의 수익성을 기록 중이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률 6.00%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4.35%, 2019년 3분기 4.31% 대비 개선됐다. 연간 실적 기준으로도 2018년 4.02%, 2019년 5.12%, 지난해 4.55% 대비 가장 높은 수치다.


조금 더 근본적으로 자산 및 자본 대비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판도는 조금 뒤바뀐다. 자본과 자산이 많은 하나은행이 하나금투 대비 ROA와 ROE가 낮다. 올 3분기 말 잔액 기준 하나금융 계열사 자산총액 단순 합계 가운데 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85.76%, 하나금투는 7.54%로 각각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자본총액 단순 합계로는 하나은행 71.76%, 하나금투 13.44%로 집계됐다.

통상 금융사들은 평잔을 기준으로 자산과 자본을 계상한다. 여기에 연간 순이익(분기 중에는 분기 누적 순이익)을 대입해 ROA와 ROE를 산출한다. 하지만 공개된 데이터는 3분기 말 잔액 뿐이다. 이에 말잔을 기준으로 ROA와 ROE를 산출했다. 실제 IR자료 등에 공개된 평잔 기준 ROA와는 차이가 있다. 다만 동일한 조건으로 하나은행과 하나금투의 ROA와 ROE를 추정한 만큼 추세적인 측면에서 비교 가능하다.

하나은행의 올 3분기 말잔 기준 ROA 추정치는 0.45%다. ROE는 7.0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하나금투 ROA는 1.08%, ROE는 7.86%를 각각 기록했다. 하나금투가 ROA와 ROE 모두 하나은행에 앞섰다.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살펴본 수치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 말잔 기준 하나은행 ROA는 0.51%, ROE는 7.5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투 ROA는 1.15%, ROE는 9.26%를 기록했다. 하나금투가 ROA에선 2배 가량, ROE에선 2% 정도 더 높았다.

◇‘세대교체’ 젊은 CEO 앞세워 한걸음 더 진보할까

하나은행과 하나금투는 올해 나란히 새 CEO를 맞았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CEO 연령을 대폭 낮춰 변화를 줬다. 세대교체를 통해 디지털금융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글로벌사업을 한층 더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왼쪽),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사장(오른쪽)

하나은행은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1964생 박성호 은행장을 선임했다. 경쟁사 CEO들이 대부분 1961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에 가까운 인사였다. 경쟁사에서 부행장급 연령의 CEO를 전면에 내세워 세대교체를 나섰다는 평가다.

하나금투의 CEO 세대교체는 더 파격적이었다. 올 3월 정기 주총에서 1974년생 이은형 사장을 앞세워 과감한 세대교체를 이뤘다. 통상 증권이 은행권보다 더 개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이 사장의 등장은 파격 그 자체였다.

박 행장과 이 사장의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올해 반환점을 돈 만큼 내년 한차례 더 실력을 발휘할 시간이 남았다. 하나금융을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인 만큼 두 젊은 CEO의 협력과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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