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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하나금융]하나카드의 반격…하나캐피탈의 수성④그룹 3위 계열사 위상 놓고 경쟁…'권길주·윤규선' CEO 연임도 관전 포인트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30 08:42:57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산업에서 업종별 무게감을 따지면 은행 다음 순위를 차지하는 곳은 카드사나 증권사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에선 카드사는 두각을 나타내는 계열사는 아니었다. 은행과 증권에 이어 캐피탈사가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올해 변화가 나타났다. 하나카드가 하나캐피탈을 제치고 순이익 기준 3위 계열사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로 영업수익대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결과다. 하나캐피탈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근소한 차이로 하나카드에 3위를 빼앗겼다.

◇만년 4위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넘었다

하나캐피탈은 1987년 코오롱신판으로 설립됐다. 하나은행은 2004년 지분 14.9% 취득을 계기로 하나캐피탈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추가 지분을 취득해 2007년 50.13%의 지분을 확보했다. 같은해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지주로 하나캐피탈 지분을 양도했다. 2018년 하나지주는 코오롱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49.87% 전량을 매입해 하나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나금융 100% 자회사 편입 후 하나캐피탈은 영업기반을 확장하고, 재무 안정성을 제고하며 제2의 도약을 시작했다. 시장에서 전반적인 신인도가 향상되며 영업반경도 넓어졌다. 그룹 계열사와의 다양한 연계 영업을 통한 전방위 확장을 시도했다.

초창기 하나캐피탈은 내구재와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력으로 리스금융, 스탁론, 부동산 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등을 주로 취급했다. 하지만 하나금융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기업리스, 투자·인수 등 IB(투자은행)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금융지주사 일원이란 안정성을 발판으로 하나캐피탈은 초고속 성장했다. 2017년 900억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말 1807억원으로 2배 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은 6조666억원에서 11조1121억원으로 83.17% 증가했다.

올해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19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도 12조876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5.88% 증가했다.


잘 나가던 하나캐피탈은 한수 아래로 여겼던 하나카드에 추월당했다. 하나카드는 올 3분기 누적 19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하나캐피탈보다 24억원 가량 더 많은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나카드는 하나캐피탈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계열사였다. 하나카드는 하나은행 사업부문으로 시작해 지주사 출범 때도 하나금융 계열사로 존재해왔지만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나캐피탈이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에는 하나캐피탈에 밀려 매년 순이익 기준 4위에 머물렀다.

하나카드 전신은 옛 하나은행 카드사업부문과 옛 외환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이다. 2009년 하나은행 카드사업부문에서 인적분할돼 SK텔레콤과 합작사 형태로 하나SK카드가 출범했다. 이후 2014년 12월 옛 외환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과 하나SK카드 합병으로 현재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하나카드의 주력사업은 신용판매, 단기카드대출, 장기카드대출 등이다. 가맹점수수료, 할부수수료, 연회비, 대출이자 등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2015년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할부금융업에 추가 진출했다. 또 올해 1월부터 자동차 할부금융 및 비회원 신용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처럼 체질개선과 신규 산업 진출을 통해 하나카드는 반전의 기틀을 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카드업권 전반에 영업비용 감축과 판촉비 절감 추세가 짙어지면서 수익성을 늘렸다. 그 결과 2019년 563억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1545억원으로 3배 성장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순이익 199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자산규모도 올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8조1871억원이던 자산총액은 지난해 8조2110억원으로 큰 변동 없었지만 올 3분기 누적 9조2090억원으로 12.15% 성장했다.

◇수익성 경쟁 치열…맹추격 하나카드, 잰걸음 하나캐피탈

하나카드와 하나캐피탈간 판도변화는 단순 수익의 크기보다 수익성 지표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순이익률 등 지표에선 여전히 하나캐피탈이 우위에 있지만 과거보다 격차가 많이 줄었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지표에선 하나카드가 하나캐피탈을 넘어섰다.

하나카드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수익 대비 순이익률은 20.24%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은 26.23%를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이 하나카드보다 앞섰다.


두 계열사간 순이익률 격차는 현저히 줄었다. 하나캐피탈의 순이익률은 2018년 19.84%, 2019년 15.49%, 지난해 21.79% 등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순이익률은 2018년 8.23%, 2019년 4.31%, 지난해 12.07% 등으로 집계됐다.

두 계열사 모두 매년 순이익률 개선에 성공했지만 개선세는 하나카드가 더 가팔랐다. 두 계열사간 순이익률 격차는 2018년 11.62% 포인트, 지난해 9.82% 포인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격차가 6.49%까지 좁혀졌다.

자산 및 자본 대비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판도변화는 명확하다. 자본과 자산이 적은 하나카드가 하나캐피탈 대비 ROA와 ROE 개선세가 더 빠르다. 특히 올해 하나카드는 ROA 지표에서 하나캐피탈을 넘어섰다.

2019년까지 하나카드는 ROA에서 하나캐피탈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였었다. 하지만 올 3분기 말잔 기준 ROA는 하나카드가 2.16%로, 하나캐피탈 1.53% 대비 0.63% 포인트 높았다. 지난해에도 하나카드는 ROA 1.88%를 기록하며 1.63%를 기록한 하나캐피탈 대비 0.25% 포인트 앞섰다.

ROE는 아직까지 하나캐피탈이 앞선다. 올 3분기 누적 말잔 기준 하나카드의 ROE는 10.06%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은 11.26%를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이 1.19% 포인트 높다. 지난해 말 기준으론 하나캐피탈이 13.86%를 기록, 8,69%를 기록한 하나카드를 따돌렸다. 다만 불과 3개 분기 만에 격차가 5.17% 포인트에서 1.19% 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내년 나란히 CEO 임기 만료…연임 여부 촉각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왼쪽)과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오른쪽).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과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은 나란히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다. 권 사장은 지난해 4월 갑자기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고속성장하는 하나카드에 올라탔다. 반면 윤 사장은 하나금융 내 대표 장수 CEO다. 2017년 CEO에 오른 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두번 연임했다.

내년 3월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은 임기가 만료된다. 권 사장의 경우 장경훈 전 사장이 급작스레 하차한 이후 빠른 조직 안정화를 이뤄낸 공로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평가가 좋다.

윤규선 사장은 5년째 하나캐피탈을 이끌어온 장수 CEO다. 2017년 3월 CEO에 오른 뒤 2019년과 올해 두번 연임에 성공했다. 재임기간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해외사업 진출 등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매년 안정적으로 수익을 증대하고 있다. 내년 3연임에 성공하면 하나금융 내 최장수 CEO로 등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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