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승부수]항공빅딜 '마침표' 의지 조원태 회장, PMI 속도낸다공정위 '조건부 승인' 첫 입장 표명, 사실상 수용..."우려에 귀기울일 것"
김서영 기자공개 2022-01-05 07:37:37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3일 12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이 공정위 승인이란 '9부 능선'을 넘으면서 인수 후 통합(PMI)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인 해외 경쟁당국 7곳의 결정이 나오는 대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은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에 대해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히며, 성공적인 통합으로 양사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조 회장은 3일 오전 발표한 신년사의 대부분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갖는 원칙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것에 할애했다. 이들의 합병이 단순히 두 항공사를 합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항공역사를 새로 쓰는 과업이라는 게 골자다. 양사의 통합을 둘러싼 항공업계 안팎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메시지인 셈이다.
그는 "2022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Global Mega Carrier)로 나아가는 원년(元年)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두 항공사를 합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항공역사를 새로 쓰는 시대적 과업인 만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년사를 두고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한 공정위 결정을 받아들인 것이란 분석이다. 그간 대한항공은 운수권이나 슬롯 회수 없이 기업결합 승인이 나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조건부 승인으로 결정 내리며 국내 항공사에 대해 운수권과 슬롯을 재분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다음 날 대한항공은 공정위로부터 심사보고서를 송달받았으나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그로부터 며칠 뒤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공정위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고, 연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조 회장은 "열린 마음으로 우려의 목소리에도 세심히 귀를 기울여,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 된 문화를 키워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연된 통합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지 관심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초기 지분 취득예정일자를 지난해 6월30일로 계획했다. 그러나 선결 조건인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장기화하면서 지분 취득예정일이 6개월 뒤인 12월31일로 변경됐다. 그사이 합병과 유상증자를 기다리는 아시아나항공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 결합심사와 관련해 "“연내에는 심사보고서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약속대로 지난해 12월 말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 나면서 항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산업 경쟁력을 낮추고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는 결정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로써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로 공이 넘어가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모두 7개국(태국·필리핀·뉴질랜드·대만·터키·말레이시아·베트남)이 기업결합심사를 완료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영국, 싱가포르, 호주 등 7개국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가 먼저 심사를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심사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취득하지 못한다.
대한항공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PMI 계획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보유할 예정이다. 2023년 하나의 항공사로 통합되기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가 되는 것이다. 그 이후 LCC 자회사의 통합을 논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두 항공사의 통합을 '접목'에 비유했다. 그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식물의 장점을 모으기 위해 두 식물의 가지에 각각 상처를 내고 묶은 후 하나로 완전히 결합할 때까지 돌보며 기다린다”며 “양사의 접목 과정에서 때때로 작은 갈등이 생기거나 상처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머지않아 훌륭하고 풍성한 수확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올릭스, 비만약 빅파마 '릴리'에 9117억 기술이전 계약
- [유증&디테일]급한 불 끈 알체라, 흑자전환 '절실'
- [thebell interview]김기한 모티브링크 대표 "100년 기업 목표, 지분 안 판다"
- [거래재개 노리는 코스닥사]국일제지, 최대주주 투자금 회수 보험 '아산공장'
- 코스닥 '빅 네임' 모범사례
- [코스닥 신사업 '옥석가리기']쇼핑몰 품은 꿈비, 유아제품 본업과 시너지 기대
-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신한증권·한국증권서 돈 빌린다
- [한성에프아이는 지금]수익성 지속 하락, '온라인·아울렛' 신규 먹거리로
- [트럼프발 관세전쟁]K푸드 주역 '라면 3사', 생산 전략 재편할까
- [트럼프발 관세전쟁]현실화된 무역 장벽, K푸드 현지 생산 기업 '주목'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interview]"5년 내 GDP 대비 리츠 비율 1% 달성"
- [트럼프발 관세전쟁]자이씨앤에이, 'LG엔솔 투자 지연' 매출 하락 불가피
- [thebell note]허윤홍 GS건설 사장의 안전경영 '대계'
- [건설리포트]'흑자전환' GS건설, 건축·주택사업 위축…매출 향방은
- [트럼프발 관세전쟁]높아진 장벽…국내 건설사, 미국 주택사업 여파는
- [건설리포트]자이에스앤디, 수익성 저하…수주잔고 '든든'
- [PF Radar]'현대엔지 시공' 대구 칠성 더오페라, 증액 리파이낸싱
- [중견건설사 재무점검]SGC E&C, 차입 급증에 부채비율 309%
- [디벨로퍼 리포트]SK디앤디, 차입구조 단기화 속 부채비율 개선한다
- [상장 리츠 리포트]'순익 껑충' 롯데리츠, 배당 여력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