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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물 들어올 때 노젓자'…설비투자 35% 늘린다 반도체쇼티지에도 전장 투자 46% 확대, 가전 앱개발 비용 투입…'불안정' BS는 최소로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06 08:00:27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4일 11: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35% 확대한다. 자회사 LG이노텍의 시설투자 규모를 올해 2조 가까이 책정하면서 전체 투자예산도 늘려잡았다. 생활가전부문(H&A)도 작년 월풀을 꺾고 꿰찬 글로벌 1위 왕좌를 굳건히 하기 위한 역량개발 투자에 나섰다.

사업부문별 투자는 '선택과 집중' 면모가 돋보였다. 그룹차원의 신성장동력인 전장부문(VS)에 전년 시설투자액 보다 40% 늘린 예산을 배정했다. 반면 수익성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비즈니스솔루션부문(BS)은 최소로 줄였다.

◇이노텍, 기판·카메라모듈 M/S 날았다…투자집중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올해 시설투자(CAPEX) 예산으로 4조2965억원을 책정했다. 작년 시설투자액(3조1826억원)에 비해 무려 35%나 많은 수준이다. 전년보다 사업별 금형·기계장치 설비 매입, 건물 신설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 중 자회사 LG이노텍을 포함한 '기타부문' 시설투자 투입 규모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2조3431억원을 차지한다. 작년 집행된 기타부문 설비투자액(1조5555억원)보다 50% 가량 많은 금액이다.

LG이노텍 시설투자 확대 기조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에만 이미 기판사업(4130억원)과 광학솔루션사업(1조561억원) 캐파 확대를 위해 총 1조4691억의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까지 500~800억원 추가 설비투자를 투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사업역량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작년 한해 동안 카메라모듈 부품시장에서 점유율을 기존 15%에서 25.8%로 끌어올렸다. 작년 애플 공급망 업체들 상당수가 코로나 여파로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자, LG이노텍은 반사이익으로 수주가 늘어났다. 반도체 기판 시장 점유율도 해당 기간 12.2%에서 16.7%으로 상승했다.

◇투자 효율성 극대화…'VS 늘리고 BS는 줄이고'

LG전자 별도 CAPEX(1조9534억원)도 전년 1조5555억원 대비 20% 늘어났다. CAPEX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ZKW 등 전장 포트폴리오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0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다가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최대 투자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에 더 많이 투입하는 기조다. H&A부문과 VS부문에 투자의 78%가 쏠린다.

우선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VS부문에 적극 투자가 이뤄졌다. 올해 VS부문 CAPEX는 6681억원으로 전년도(4563억원)보다 46% 많은 수준이다. VS부문은 수익성 측면에선 기여도 적지만 수년째 H&A부문 다음으로 가장 비중있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VS부문은 올해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건다. 당초 작년 적자 탈피를 전망했지만 반도체 쇼티지가 장기화되면서 완성차업계의 불황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텔레매틱스, AV, AVN 등 차량용 부품 매출액은 7조1938억원으로 전체의 9.6%을 차지한다. HE부문은 2913억원에서 3131억원으로 소폭 확대했다.

다음으로 가장 수익성이 좋은 H&A부문엔 8519억원 시설투자금을 배정했다. 전년(7784억원) 대비 10% 늘린 규모다. H&A는 LG전자의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만드는 주력 사업부라 투자비중도 4개 사업부문 중 가장 높다. 최근 글로벌 가전 1위 지위를 공고히하기 위해 가전제품 관리앱인 LG ThinQ를 통해 판매를 중개하는 형태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말 H&A플랫폼개발 TFT를 꾸려 가전과 IoT의 연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BS부문 투자금은 작년(1011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1003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올들어 태양광패널 사업을 종료했지만 BS부문 내 모니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등도 적극 투자하기엔 불안요소가 잔존한다.

모니터는 중국 중심 생산 오퍼레이션, 모듈 의존도나 B2B 비중이 높은 사업이라 글로벌 경기 변화에 민감한 편이다.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도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산업군별 물량의 비중이 큰 지역에선 경기변동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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