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닻올린 상생경영]'영업익 5배' 상생기금 내는 모빌리티, 류긍선의 복안은④업계와의 소통으로 상생안 구체화…해외 진출 본격화
김슬기 기자공개 2022-04-25 14:47:32
[편집자주]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주식먹튀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상생을 추구하기 위한 비전 '비욘드 코리아'를 공개했다. 국내 소상공인과 창작자 지원, 상생기금과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카카오 공동체와 사장단 앞에 놓인 과제 및 전략은 무엇일까. 공동체 핵심 키맨들을 중심으로 닻올린 카카오의 상생경영을 따라가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공동체 중 카카오모빌리티만큼 '상생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곳은 없다. 택시업계, 대리업계 등 이해관계자가 다양한만큼 상생이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카카오모빌리티를 이끌고 있는 류긍선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올해 그는 해외진출과 상생을 본인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앞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내야 하는 상생기금 규모도 500억원으로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분사 이후 처음으로 손익분기점(BEP)를 넘겼고 흑자 규모도 1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금액이다. 회사 측은 상생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 류긍선 대표, 성장·상생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카카오 공동체가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운송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개개인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데 따른 반감이었다.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한 카카오모빌리티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수 중심 성장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면서 전략 재검토가 필요했다.
여론과 회사의 성장성은 달랐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분사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모빌리티 플랫폼의 수익성을 입증했다. 연결 기준 매출 5465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66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대비 95% 증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분사 첫해 매출은 100억원대, 2018년 500억원대, 2019년 1000억원을 넘겼다.
이번 상생안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역할은 중요하다. 공동체가 향후 5년간 집행하기로 한 상생기금은 3000억원이고 이 중 6분의 1인 500억원을 카카오모빌리티가 담당한다. 플랫폼 내 공급자들의 수익 증진을 위해 370억원, 플랫폼 공급자 처우 개선에 80억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중소 사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쪽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 CEO 산하 위원회 설립부터 이동 약자 이동권 개선 서비스 마련
상생기금 조성 외에 사회적 책임강화를 위한 경영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연초에 만든 '상생 자문 위원회',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도 상생안의 연장선에 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의 자문과 더불어 업계 관계자와의 논의를 통해 실제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확정해 나간다. 해당 위원회 모두 류 대표 산하의 직속 기구로 두고 있다.
업계별 상생 논의 테이블도 가지고 있다. 일반택시의 경우 국회의 국토교통위원회의 중재를 통해 상생협의체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택시 4단체(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대리업체는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고 있다.
가맹택시의 경우 '카카오T블루 가맹점협의회'를 꾸려 상생방안을 도출했다. 취소수수료를 기존 가맹회원사 뿐 아니라 기사들에게도 공유하도록 했다. RSE(Rear Seat Entertainment·차량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확대해 연내에는 광고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운행중 폭행·상해 피해지원 위한 안심보험을 제공하고 가맹택시 초도비용 부담을 낮췄다.
여기에 장애인 등 이동 약자들의 이동권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서대문구와 함께 '서대문 희망차' 서비스를 시작,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특수장비차 운행을 하고 요양보호사 매칭 연계 등 부가서비스 제공을 통해 이동 과정 전반을 개선시킬 예정이다. 이 밖에도 기아차와 손잡고 멤버십·블루 크루를 대상으로 전기차 전환시 차량 구매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 자금 마련은? 결국 '해외 진출' 통한 성장
상생방안들을 모두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필요하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2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내야 하는 500억원은 단순 계산했을 때 4년간 벌어들일 영업이익과 맞먹는다. 류 대표가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는다고 밝힌만큼 해외에서의 성장이 중요하다.
그 시작은 영국의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인 '스플리트' 투자가 될 전망이다. 스플리트는 승차호출, 개인형 이동수단, 식료품 배달, 대중교통 등 이동서비스 전반을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우버나 리프트, 카림, 그랩 등과 같은 주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을 협력사로 가지고 있는만큼 카카오모빌리티의 향후 해외시장에서의 확장성에 도움이 된다.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해외 이동이 자유롭지 않았으나 여행 규제 등이 완화되면 해외 시장 진출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플리트와 손 잡으면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서 카카오모빌리티 앱을 사용해 현지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앱 이용자가 해외에 나가서도 손쉽게 이동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주요 거래조건(Term sheet)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며 "투자 규모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함께 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해외 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 역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확장성도 입증이 되면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10조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 과거와 다른 점은
- [이슈 & 보드]삼성전자 자기주식 매입, 허은녕 사외이사만 기권
- [이슈 & 보드]'시총 20조 목전' 메리츠금융, 돋보인 밸류업 결단
- [그룹 & 보드]정교선의 현대홈쇼핑, 밸류업 빠진 이유 '정체된 성장'
- [그룹 & 보드]'닮은꼴' 현대백화점그룹, 핵심지표 일제 상향 기대
- [그룹 & 보드]현대지에프 장호진 대표, 오너 일가 최측근
- [그룹 & 보드]지주사 전환 1년 현대백그룹, '밸류업' 원동력은
- [2024 이사회 평가]몸집 키우는 솔루스첨단소재, 이사회 점수는 '50점'
- [Board change]상장 닻 올린 롯데글로벌로지스, 이사회는 '완성형'
- [thebell interview]"커지는 이사회 역할, 사외이사 보상 현실화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