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PI첨단소재 인수 완주할까 현재 실사 중...배터리소재 매출 5조원 달성 목표
조은아 기자공개 2022-04-26 07:39:18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15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장고 끝에 PI첨단소재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롯데케미칼은 그간 국내외 대형 M&A(인수합병)에서 인수후보로 오르내리긴 했지만 완주한 적은 거의 없다. 조단위 대형 매물을 인수하기보다는 수백억원을 투자해 소수 지분을 확보하는 수준에 그쳤다. 롯데케미칼의 완주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현재 PI첨단소재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롯데케미칼이 예비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소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203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를 위해 최근 '전지소재사업단'도 신설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각도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M&A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PI첨단소재는 PI(폴리이미드) 필름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2014년부터 글로벌 PI 필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이 31%로, 2위 기업 13~14%대의 2배가 넘는다. 재무구조도 건실하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45.1%에 그친다. 과거 10년을 살펴봐도 부채비율이 두 자릿수를 넘어간 적이 없다.
최근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 등 PI 필름의 적용 분야가 더욱 확대되고 있어 수요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매출 3019억원, 영업이익 759억원으로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5.3%, 26.4% 증가한 수치다.
특히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제품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2차전지용 PI 필름이다. PI첨단소재는 지난해 2분기에 2차전지 전용 9호기 증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과 관계사들은 배터리소재 사업에 폭넓게 발을 걸쳐둔 상태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에 쓰이는 분리막용 폴리에틸렌(PE)을 생산 중이며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롯데정밀화학은 음극재에 쓰이는 음극박(동박) 사업을 하는 솔루스첨단소재에 290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알미늄은 양극재에 사용되는 양극박을 생산 중이다.
다만 대부분 사업의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매출 5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한방'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그간 쌓아둔 넉넉한 실탄으로 조만간 배터리소재 관련 대형 거래에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인수후보군은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KCC글라스, 프랑스 알키마, 벨기에 솔베이,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 등 5곳이다. 마음만 굳힌다면 판세는 롯데케미칼에게 불리하지는 않아 보인다. 실사 중인 기업 가운데 유일한 국내 대기업인 데다 관련 사업을 이미 폭넓게 펼치고 있어 시너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자금력도 갖추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PI첨단소재 지분 54%의 가격은 1조원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4조4822억원에 이르는 만큼 인수여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알키마와 솔베이 등 글로벌 화학회사들 역시 무시하기는 어렵다. 이들은 PI첨단소재 인수를 통해 사업 기반을 아시아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의지 역시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솔베이는 1863년 설립된 장수기업이다. 에너지, 전자, 자동차, 항공 분야에 쓰이는 첨단소재와 특수화학소재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60개가 넘는 국가에서 120여개에 이르는 생산거점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국솔베이를 설립했으나 2020년 초 최대주주가 바스프(BASF)로 바뀌었다.
알키마는 55개국 약 2만여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기업이다. 모두 144개의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12개 기업을 인수하는 등 M&A에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도 글로벌 화학회사 '애슐랜드글로벌홀딩스'를 약 2조원에 인수했다.
KCC글라스는 롯데케미칼을 제외하면 유일한 국내 전략적투자자(SI)이지만 규모와 자금력 측면에서는 롯데케미칼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추후 계열분리가 이뤄질 때를 대비해 KCC글라스의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 만큼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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