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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위원회 중간점검]㈜한화, ESG채권 발행 직접 챙긴 위원회방산사업 탓 ESG 행보 적극적..ESG협의체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2-05-13 07:48:24

[편집자주]

ESG 열풍 2년차. 이제 주요 기업 가운데 ESG위원회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다만 여전히 그 역할은 물론 구성원의 전문성을 놓고 안팎에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ESG위원회의 설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위원회의 구성 현황, 안건 상정 범위, 승인 권한 등 기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벨이 주요 기업 ESG위원회의 1년 활동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0일 16:1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겐 ESG 경영이 더욱 남다르다. 방산사업 때문에 상대적으로 ESG 측면에서 저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방산업은 담배 제조, 도박·카지노업 등과 함께 대표적인 '죄악주'(sin stock)로 분류돼왔다.

㈜한화가 세 번째 ESG채권 발행을 추진하는 등 ESG와 관련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결국 이같은 원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한화그룹에서 상징성이 남다른 곳이기도 하다.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사장 모두가 몸담고 있다. 김동관 사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한화 사내이사에도 올랐다.

㈜한화는 지난해 3월 말 위원회 설치부터 위원장 선임까지 속전속결로 마쳤다. 계열사 가운데 가장 빨랐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ESG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석재 사외이사다. 이 위원장은 2020년 ㈜한화 이사회에 합류한 인물로 서울대 철학과 교수다. ㈜한화뿐만 아니라 한화그룹 전체 계열사를 통틀어 인문학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건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기업 상생과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 데 따른 움직임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내에서 ESG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시기였지만 이때부터 단순 경영 성과나 효율성 제고보다는 기업의 정체성 확립 및 사회적 가치를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거쳐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철학과에서 부교수를 거쳐 지금은 서울대 인문대 철학과 교수로 있다. 2013년에는 철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저스(ROGERS)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내이사 중 김승모 사장이 참여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화는 지원부문, 기계부문, 글로벌부문, 방산부문 등 모두 4개 부문의 대표이사를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방산부문을 이끄는 김 사장이 ESG위원회에 참여한다. 방산과 ESG의 거리를 좁혀보겠다는 ㈜한화의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ESG위원회 역할은 어떨까. 기업의 주요 투자 안건을 미리 검토하고 심의하는 SK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역할도 구체적으로 명시한 편이다. ESG위원회 규정 제13조에서 △사내 준법통제활동 실적 검토 및 준법경영정책 심의 △온실가스 유해물질 저감 등 친환경 정책 검토 및 심의 △개인정보 보호, 작업장 내 안전관리 및 성평등 보장 등 근로환경 개선활동 검토 및 사내 인권보호 정책 심의 등을 명시하고 있다.

분기마다 한 번씩 열도록 의무화한 점도 성의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정기위원회와 임시위원회로 구분했는데 정기위원회는 분기마다 열도록 했다. 별다른 안건이 없어도 반기마다 ESG 활동의 성과를 평가하고 계획을 짜도록 했다. 실제 지난해 3월 말 설립돼 지난해 모두 5차례 열렸다.

다뤄진 안건을 살펴보면 ESG채권 발행을 앞두고 사전 심의가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화는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ESG채권을 발행하는 곳 중 하나인데 ESG위원회가 이를 직접 챙기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5월과 올 2월 두 차례에 걸쳐 ESG채권(녹색채권)을 발행해 모두 30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역시 2분기 안에 ESG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ESG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 이사회에서 ESG채권 발행 안건이 통과됐다. 그러나 올해 발행한 ESG채권은 지난해 12월 열린 ESG위원회에서 사전 심의를 거쳤다. 단순 보고가 아닌 표결에 부쳐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3명 위원이 모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다른 기업의 경우 대부분 ESG위원회의 역할이 사전 보고와 검토에 그친다.

㈜한화는 분산탄사업을 매각하고 친환경사업을 확대하는 등 ESG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승연 회장 역시 지난해와 올해 신년사에서 직접 ESG 경영을 강조했다. 현재 ESG 위원회 산하에는 주요 보직 팀장들이 참여하는 ESG 협의체가 있다.

최근 ㈜한화는 나이스신용평가의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적잖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김민수 부사장이 직접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를 만나 ESG 경영 방침과 투자계획 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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