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부장 2.0 돋보기]'전해액 시장 개척' 동화기업, 과감한 투자 빛 본다①판매 비중, 전체 매출 대비 10%대 성장…고객사 캐파 확대 맞춰 설비투자 주력
김소라 기자공개 2022-07-15 08:32:32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속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코스닥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은 물론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방증이다. 더벨은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2차전지 소부장 강소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2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목재가공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동화기업'이 선제적으로 영역을 확장한 2차전지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차전지 전문기업을 인수해 직접 사업에 나선 지 약 3년 만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2차전지사업 역량을 끌어올린 덕이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배터리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현재도 자본적지출(CAPEX)을 통한 생산능력(CAPA)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동화기업은 2019년 인수한 '동화일렉트로라이트(구 파낙스이텍)'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올해 1분기에 동화기업 매출액(연결기준) 대비 13% 수준인 36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동화일렉트로라이트 매출액의 41% 수준이다. 당시 동화일렉트로라이트 매출 비중은 동화기업 매출의 10%에 못미쳤으나, 올해 소형 전해액 매출이 늘어난 탓이다.
동화기업은 중장기적으로 고객사인 2차전지 완제품 회사의 사이클에 발맞춰 전해액 공장 준공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2019년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인수 후 중국, 헝가리 등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연내 미국 현지에서도 공장 착공에 돌입하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2차전지부문을 이른 시일 내 주요 매출원으로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2019년 M&A로 시장 진출, 투자 성과 가시화 목도
동화기업은 1948년에 설립된 이후 가구와 인테리어 자재로 사용되는 목재보드를 생산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이후 70여년간 목재사업을 중심으로 바닥재와 천장재 등을 생산하는 건장재사업과 합성수지 등 화학사업으로 범위를 넓혔다. 그러던 중 2013년 지주회사였던 '동화홀딩스'가 인적분할해 동화기업이 존속 법인으로 남았고, '엠파크홀딩스'가 분할 신설됐다. 각각 목재사업과 자동차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동화기업은 2019년 전해액 생산 기업 '동화일렉트로라이트'를 인수, 2차전지 소재 분야로 발을 넓혔다. 이때 자기자본 대비 7.38%인 1179억원을 들여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지분 89.63%를 확보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애스턴2013 유한회사' 주식 전량과 '세븐브릿지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을 사들였다. 이듬해 동화기업 승지수 부회장이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사내이사로 취임하며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당시 동화기업은 M&A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일부 외부 차입을 선택하면서 단기적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약화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인수 당해 동화기업에 대해 "기존 사업과 연계성이 낮은 신규사업 진출로 사업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위험성이 내재돼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본업과 관련성이 높지 않은 이종사업 진출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그런데도 동화기업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과감히 새로운 분야로의 선제 투자를 단행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우호적인 정책과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의 전기차 전환 등과 맞물려 2차전지 수요가 폭증하면서 소재 사업에 베팅한 것이다. 더불어 국내 주요 고객사인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셀 업체들의 투자가 가시화되는 등 시장의 개화 조짐도 한몫했다. 향후 배터리 초과 수요를 전망한 대기업들이 배터리 캐파 확장에 뛰어들었다.
동화기업이 2차전지 소재시장에 진출한 직후 코로나19 발발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우상향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충격을 받았을 당시 주가는 1만4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양적완화 정책에 힘입어 주가는 2021년 말 11만9200원까지 회복했고, 올해 들어 6만~9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소형·중대형 전해액 매출 비중 7:3, 전기차 시장 성장 탓 역전 전망
동화기업도 꾸준히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캐파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사의 물량 증설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법인을 설립, 이듬해 신규 공장을 증설했다. 헝가리 공장은 올해 4월부터 가동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설립된 미국법인은 오는 2024년 생산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2022년 기준 5만톤 수준의 전해액 생산능력은 2024년께 10만톤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곧바로 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2차전지부문 매출액은 2020년 550억원, 2021년 880억원으로 증가세다. 세부적으론 휴대폰, 노트북, 카메라, 전동공구 등 소형 제품을 대상으로 한 전해액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전체 전해액 매출 중 소형과 중대형 제품 비중은 각각 7대3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및 대용량전력저장장치(ESS) 시장 성장으로 2차전지 용량 확대가 요구되면서 중대형 2차전지 향 매출 비중이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화기업은 전해액 부문에서의 중장기 성장 발판도 마련하고 있다. 고체 전해질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 기업으로 선정돼 현재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고체 전해질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발화 가능성이 낮아 차세대 배터리로 손꼽힌다. 해당 분야에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2차전지부문 매출 비중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 보고 있다"며 "연내 착공에 들어가는 미국 공장의 경우엔 아직 투자 규모가 확정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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