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윙, 고환율로 '영업익-순이익' 희비 교차 상반기 파생상품 평가손실 157억, 통화계약 따른 환차손…영업이익 57% 증가
김소라 기자공개 2022-08-01 08:53:23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생산업체 '테크윙'이 환율 변동에 따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운명이 엇갈리게 됐다. 고환율 기조 속에 2분기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환율하락에 따른 헷징(위험 회피)을 위해 금융기관과 체결했던 상품이 순손실 발생의 주 원인이 됐다. 실제 현금의 유출이 없는 평가손실이지만, 주당순이익(EPS) 등 기업 평가 지표엔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테크윙의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6% 늘어난 84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 증가한 223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부분이 수출에서 나오다 보니 고환율 기조 속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테크윙은 2분기 잠정 실적(매출 및 영업이익)을 공시했지만 당기순이익 잠정치는 공시하지 않았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고환율이 당기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테크윙은 최근 2분기까지 157억9200만원 규모의 파생상품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과거 체결했던 통화선도계약에서 비롯된 거래 및 평가 손실 합산분이다. 해당 손실액은 금융원가에 포함돼 전체 당기순이익을 낮추게 된다. 올해 1분기까지 발생한 33억원의 파생상품손실은 제하면 약 124억원의 손실이 2분기 당기손익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번 손실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우리은행과 체결한 1억1595만달러(약 1520억5000만원) 규모의 통화선도계약이다. 테크윙은 해당 계약에서 달러화를 1104.16원~1160.79원에 매도할 수 있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계약상 약정환율과 실제 환율간의 차액이 고스란히 손실로 잡혔다.
테크윙은 수출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등 국내 보단 해외에서 더 활발히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과 '웨스턴 디지털'에서 총 98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같은해 국내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한 매출은 210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마이크론 매출액이 257억원으로 가장 컸고, 중국 반도체 제조사 '럭스셰어', '파워테크'에서도 1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등 해외 사업 비중이 높다.
이렇다 보니 테크윙은 평소 환율 변동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환율이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 일정 수준에서 달러를 매도할 수 있도록 통화선도계약을 걸어놓고 있다. 수출기업의 경우 환율 하락은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제품을 인도한 후 대금을 정산하는 시점에 환율이 낮게 형성된다면 기업은 당초 받아야할 금액 보다 적은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 환율이 떨어진 만큼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이다.
올 1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환율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선물 계약을 여러 건 체결했다. 각 지난 4월 30일 만기가 끝난 3000만달러(약 393억원), 200만달러(약 26억원) 규모의 선물 계약이 대표적이다. 모두 삼성선물과 체결한 거래로 1131.30원~1179.70원, 1129.60원~1134.30원에 달러를 매도할 수 있도록 포지션을 걸었다. 이밖에 13억2900만엔(약 127억원)을 10.2710원~11.1303원에 매도할 수 있는 통화선도계약도 우리은행과 체결하고 있다.
이같은 파생상품금융계약에 따른 거래 및 평가분은 테크윙의 당기순이익 변동성을 키우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2분기까지 누적 파생상품 거래 손실은 5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파생상품 평가 손실은 10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에서 기준환율로 삼은 1292.90원달러(USD) 및 9.4645원엔(JPY)과 과거에 체결한 파생상품계약 약정환율간의 차액이 평가 손실로 반영됐다. 환율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한 계약이다 보니 반대로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순손실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전년동기대비 파생상품손실폭이 더 커졌다. 테크윙은 지난해 상반기 누적 66억원의 파생상품손실이 발생했다. 이와 비교하면 1년만에 손실이 두배이상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파생상품손실로 전체 당기순이익이 50%가량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순이익 감소폭은 전년 대비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은행과 체결하고 있는 통화선도계약의 경우 만기일이 내년까지이다.
테크윙 관계자는 "환율 하락에 대비한 통화선도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환율이 떨어질때마다 대금 정산시 일부 손실이 생기고, 계약 금액이 커졌을 경우 자금 회전이 원활히 되지 않는 등 경영 리스크가 심화된다"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경영진 단에서 파생상품계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이고, 발생되는 평가손실은 실질적으로 현금 흐름하고는 상관없는 재무제표상의 지표일 뿐"이라 설명했다.
실제 올해 1분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환율과 관련한 손실분은 플러스(+) 처리됐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이 금융원가로 잡혀 당기순이익은 갉아먹었지만 회계상 손실일 뿐 실제 현금이 빠져나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금흐름표에 다시 보완됐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은 기업 평가 지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테크윙의 주당순이익(EPS)은 매년 500억원~1000억원 수준으로 차이가 벌어지는 등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소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복잡한 셈법 끝, 이수페타시스 물량 거둬들였다
- [한화의 CFO]한화, 선명해지는 사업구조 재편 효과…배당은 '덤'
- [2024 이사회 평가]'이익 반등' 한일시멘트, 사외이사 역할은 '제한적'
- [한화의 CFO]김우석 한화 부사장, 숨 가빴던 사업부 재배치 '특명'
- [2024 이사회 평가]'재무안정성 만점' 미원상사, 투자 수익 최하 '온도차'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조달 셈법 복잡해진 LS일렉, 재무정책 다변화 '눈길'
- 회장님의 엑시트와 무효한 RSU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LS일렉 'TSR 143%' 성과…엑시트 타이밍 잡았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화, 고려아연 분쟁 와중 승계 준비 '일석이조'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기관 투심 잡는 코스맥스, 거버넌스 개선도 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