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점검]'반도체 SiC' 1위 티씨케이, 매출 3000억 뚫었다①시장 점유율 바탕 안정적 재무 상태 유지, 세그먼트 편입 효과 기대중
정유현 기자공개 2023-03-23 08:24:00
[편집자주]
코스닥 시장은 1996년 개설된 이후 지속적인 성장속에 현재는 유가증권 시장과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 규모를 갖췄다. 하지만 인식의 저평가로 인한 혁신기업 이탈, 취약한 투자 환경으로 고민이 깊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출범해 차별화된 브랜드 창출에 나섰다. 더벨은 출범 100일을 넘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상장사의 현황을 기반으로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티씨케이(TCK)’는 국내 반도체 소재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SiC(실리콘카바이드)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한 덕분에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체력을 갖췄다. 성장세가 주춤해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티씨케이는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가 주관하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의 ‘반도체사’ 섹터로 편입됐다. 이미 기업 규모(자기자본 700억원 이상)와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바탕으로 2017년부터 코스닥 우량기업부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까지 합류하며 코스닥 시장 리딩기업으로의 면모를 다졌다는 평가다.
◇SiC 포커스 링 분야 글로벌 1위, 5년 평균 영업이익률 36%대
티씨케이의 신규 지수 합류는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다. 반도체 웨이퍼가 장비 내에서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키는 SiC(실리콘카바이드) 포커스 링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시장 점유율 80%이상으로 사실상 이 분야에서는 티씨케이 독주 체제다. 반도체를 제조하려면 티씨케이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1996년 설립된 티씨케이는 국내 반도체 소재기업인 케이씨의 기술력과 도카이카본의 원자재 수급능력 및 자본력이 결합해 설립된 곳이다. 사업 초기 도카이카본의 고순도흑연(High-Purity Graphite)을 바탕으로 CZ, CS 등 흑연 링을 주로 납품하다가 SiC(실리콘 카바이드) 소재로 기술을 심화하면서 수익성에도 날개를 달았다.
SiC는 재료 특성상 내구성이 좋고 불순물이 적게 들어간다. 짧은 주기로 반드시 교체가 필요한 재료다. 3D 낸드 공정에는 대부분 티씨케이의 SiC가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낸드플래시 생산이 늘어날수록 이익이 나는 것이다. 티씨케이의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018년 1705억원, 2019년 1713억원, 2020년 2282억원, 2021년 2707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며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매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영업이익률은 30%대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5년간 평균 36%대를 유지 중이다. 제조기업의 꿈의 이익률로 평가받는 수치다. 시장 지배력이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 덕분이다.
지난해의 경우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며 타격을 받았지만 필수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장비 등 타 업종 대비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수출 비중이 높은 영향에 환율 효과도 봤다. 지난해 매출은 3195억원, 영업이익은 12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 낸드 수요가 회복되면 외형과 수익성이 더 확대될 것으로 증권가에서 예상을 내놓고 있다.
재무 건전성도 양호하다. 2022년 말 기준 부채 비율은 13%대다. 단기 자금 여력을 살펴볼 수 있는 유동비율은 551%다. 자본총계는 4168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2.56% 수준이다. 코스닥 우량기업부의 조건을 초과 달성해 2017년부터 약 6년간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상태다.
◇현재 PBR 3.3배로 2016년 수준과 비슷, 반도체 업황 반등시 수혜 기대
다만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는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주가 수준에 대입하면 티씨케이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3.3배 수준이다. 한국 기업의 평균 PBR이 1배라는 점에 대입하면 높은 편이지만 실적이나 자산 규모 대비 높지 않은 수준이다. PBR 3.3배는 894억원의 매출을 올린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도래하며 성장세가 가팔라졌던 2017년에는 6배 수준이었지만 2018년 3배로 낮아졌다. 2021년 4월 한 때 PBR이 10배를 상회했지만 작년 말 3배대로 복귀했다. 과거보다 자산가치와 매출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주가가 현재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전방 산업 분위기와 특허 침해 소송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이후에도 효과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출범 당시인 지난해 11월 21일 종가 10만6800원보다 낮은 9만8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최근 4년 간 법정 다툼 끝에 최종 승소하며 SiC 링에 관한 제조 기술을 지켜냈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씨케이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산업이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며 영향을 받았지만 환율 효과 등이 받쳐주며 최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이후 영문 공시와 각종 엑스포 등이 개최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점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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