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솔루션, 실적 악화에 '차등 배당' 결정 지난해 64억대 순손실 기록, 실적 반등 자신감 깔린 최대주주 측 '책임경영' 행보
정유현 기자공개 2023-04-04 08:23:0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광트랜시버 1위 업체 ‘오이솔루션’이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배당을 실시한다. 배당금 규모를 축소하고 대주주 측은 일반주주보다 덜 받는 차등 배당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순이익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익잉여금을 꺼내 배당을 하면 자본 총계가 줄어들지만 실적 개선을 통해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행보로 풀이된다.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이솔루션은 2022년 사업연도에 보통주 1주당 200원, 총 19억5522만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일반 주주는 주당 200원의 배당을 받지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293만4032주)는 주당 150원을 받는 차등 배당을 결의했다. 차등 배당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는 약 1억4670만원 규모의 배당금을 포기하는 것이다.

지난해 배당금은 2021년 31억8455만원 대비 38% 줄어든 수치다. 배당금 규모 축소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등으로 5G투자가 지연되며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022년 오이솔루션의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769억5398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7억514만원, -64억5337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 감소에 따른 원가와 고정비 비중이 높아졌고 이는 수익성 감소로 이어졌다.
주력 제품인 광통신용 모듈이 5G와 관련이 된 만큼 국내외에서 5G 투자가 계속 지연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97%를 차지하는 광통신용 모듈 매출은 749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974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대비 77% 정도 매출이 축소되며 전체 외형 축소를 주도했다.
오이솔루션은 지난해 배당의 근거가 되는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배당을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차등 배당 방식을 활용했다. 23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2017년 사업연도에도 차등 배당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최대주주 측은 주당 50원, 일반 주주에게는 주당 1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배당을 중단하지 않으며 주주가치 보호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차등 배당은 박용관 대표와 박환 부사장, 이원기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김용민·정윤철 사외이사와 이종경 기타비상무이사가 참여한 이사회를 통해 결정했다. 오이솔루션의 최대주주는18.52%의 지분을 보유한 박찬 부회장이다.
박용관 대표가 7.6%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최대주주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구조지만 박찬 부회장 등의 결단에 따라 차등 배당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실적 저하 속에 실시되는 차등배당은 대주주 또는 오너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사실상 결정이 불가능하다.
이번 차등 배당 결정은 실적 반등에 대한 자신감이 깔린 행보로도 보인다. 순이익 감소로 차등 배당을 실시한 2017년 이후 이듬해 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도 한국뿐 아니라 북미,일본, 동남아 등의 지역에서 5G 투자가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오이솔루션의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오이솔루션의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가 최근 일본 KDDI에 공급사로 선정됐고 인도 에어텔의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된 점도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있다.
앞서 오이솔루션은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전망 실적을 내놨다. 올해 1분기에 작년 1분기 대비 12%가량 감소한 155억원을 전망했다. 상반기는 주춤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오이솔루션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실적 감소에도 배당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순이익을 내며 쌓아 둔 넉넉한 이익잉여금 곳간도 한몫했다. 작년 말 기준 오이솔루션의 이익잉여금은 908억6101만원으로 집계됐다. 순손실이 발생하며 996억6545만원을 기록한 2021년 대비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든든한 상태다.
오이솔루션 관계자는 “배당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며 “작년 실적이 좋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최대주주 측이 책임감을 가지고 차등 배당을 결정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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